韓美 軍당국 “北 잠수함기지서 미사일 수직발사관 포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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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발사탄도미사일 개발 가능성… 北 실전배치땐 탐지 어려워 촉각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이 올해 초 북한의 잠수함기지에서 미사일 수직발사관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개발 가능성을 집중 분석 중이다.

14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첩보위성이 올해 초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의 마양도 잠수함기지에서 미사일 수직발사관으로 보이는 장비를 포착했다. 이 장비는 잠수함에 탑재돼 수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사용된다. 수직발사관은 잠수함에 탑재되지 않고 지상에 거치된 상태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도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북한 잠수함의 미사일 탑재 가능성이 일부 식별됐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 자료에서 현재까지 북한이 SLBM을 실전배치했다는 첩보는 없다는 단서를 붙였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을 보유한 사실도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수직발사관을 탑재하려면 최소 3000t급 이상의 잠수함이 필요하다. 북한이 현재 보유 중인 잠수함 중 가장 큰 것은 옛 소련제 로미오급(1800t)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북한이 수직발사관을 장착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을 비밀리에 개발 중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의 군사전문지 제인연감은 1994년 북한이 러시아에서 퇴역한 골프급(3000t) 잠수함 20여 척을 도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이 이를 분해 재조립하는 ‘역설계’를 통해 독자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미국의 정치군사전문웹진인 워싱턴 프리비컨도 지난달 북한의 3000t급 잠수함과 SLBM 보유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다.

북한이 SLBM을 실은 잠수함을 실전배치할 경우 한국이 2020년대 초까지 구축하는 ‘킬 체인(Kill Chain·북한의 핵 및 미사일기지를 탐지 추적 타격하는 시스템)’이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 수중에서 은밀히 움직이는 잠수함은 사전 포착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한미 공조로 관련 첩보를 수집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잠수함기지#수중발사탄도미사일#실전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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