禁輸품목 자이로센서 年30개이상 北유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1일 03시 00분


北, 日제품 中거쳐 지속적으로 들여와

무인기나 미사일의 핵심 부품인 자이로센서가 매년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최소 30개 이상 유입되고 있다고 복수의 대북 소식통들이 밝혔다. 기체가 비행할 때 균형을 잡아주는 자이로센서는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금수품목 전략물자로 묶여 있지만 북한이 감시망을 피해 지속적으로 반입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경기 파주 등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에도 일본 ‘후타바(Futaba)’사가 제작한 자이로센서가 장착돼 있었다.

10일 중국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의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2006년 유엔 대북제재 결의 1718호 이후에도 자이로센서가 꾸준히 북으로 들어가고 있다. 한 소식통은 “자이로센서는 미국 독일 일본 제품이 좋은데, 서방 물품은 상대적으로 접근이 어렵고 통제가 철저하기 때문에 주로 일본산이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무역상들은 일본에서 자이로센서를 구매하면서 최종 수요처가 북한이라는 점을 속이기 위해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 4, 5곳을 경유한 뒤 중국을 통해 북으로 빼내는 방법을 쓰고 있다.

자이로센서가 중국에 도착하면 북중 무역의 70%가량이 이뤄지는 랴오닝 성 단둥(丹東) 등을 통해 북한으로 수출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1개의 부피가 작기 때문에 박스에 여러 개를 넣어서 일반 화물과 섞어서 북으로 보낸다”며 “해관(海關·세관)이 모든 화물을 일일이 검사할 수는 없기 때문에 물품을 북으로 넘기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고 전했다.

북한에 반입된 자이로센서는 군사용을 포함해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탄광 갱도 안에서 방향과 평형을 잡기 위해 사용되는 등 산업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北京)의 한 대북 소식통은 “전자소자와 최고급 성능의 컴퓨터 등 다른 전략물자도 암암리에 북에 수출되지만 이에 대한 적발과 제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선양=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자이로센서#북한#무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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