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잘해” 최경환, 연설중인 안철수에 막말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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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여야 공동 대북특사단 파견, 월례 민생개혁회의 개최, 국가대타협위원회 구성 등을 제안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130석의 의석을 가진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 자격으로 한 것이었다.

안 대표는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통일 구상'에 담긴 3대 제안과 관련해 "정부의 대북화해 노력을 지지한다. 협력할 일이 있으면 적극 나서겠다"며 "필요하면 여야 공동 대북특사단도 구성해 달라"고 말했다.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포격에 대해서도 "군사행동은 남북관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세력과는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고 강조했다. 안보 강화론이 분명해진 느낌이다.

안 대표는 이어 "매월 첫째 주 민생개혁회의를 여야가 공동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며 "여야가 함께 현장에서 국민의 소리를 듣고 시급한 정책 과제들을 도출한 뒤 국회를 연다면 민생중심정치가 더 빨리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 기업, 노조, 시민사회, 학계 등이 함께하는 국가대타협위원회를 구성해 국가복지제도를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어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는 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사안이다. 결자해지해야 한다. 회동의 형식은 구애받지 않겠다"며 대통령과의 회담을 거듭 요구했다.

이날 안 대표가 연설 도중 "왜 (기초선거 공천 폐지라는) 대선 공약 파기를 (대통령 대신) 여당 원내대표가 사과하느냐. 충정인가, 월권인가"라고 비판하자 최경환 원내대표는 자리에 앉은 채로 "너나 잘해!"라고 외쳤다. 여당 의원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철수해, 철수!" "백년 정당 만든다며!" 등 야유를 퍼부었다. 안 대표는 쓴웃음을 짓고 곧 다시 연설을 계속했지만 여러 차례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최 원내대표의 '막말성' 발언을 놓고 여야는 다시 격돌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수석대변인은 "몰상식한 행동"이라며 최 원내대표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안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와 일을 하려니 힘들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여당 원내대표의 고함을 통해 집권세력의 오만과 독선을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공천 문제를 가지고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에게 입장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월권 그 자체"라며 "최 원내대표의 지적은 (전날)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야유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고 반박했다.

황승택기자 hst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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