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단거리로켓 25발 동해로 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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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발… 8발… 7발 세차례 쏟아부어
이례적 다발… 기습능력 과시한 듯

북한이 16일 세 차례에 걸쳐 단거리 로켓 25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리졸브(KR)가 진행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동해안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과 신형 방사포(다연장로켓)를 잇달아 발사한 지 10여 일 만에 무력시위를 재개한 것이다. 북한이 하루에 이처럼 다량의 단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최근 미국의 대북 압박 움직임에 대한 반발과 함께 대규모 대남 기습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동해안 갈마반도 일대에서 오후 6시 20분부터 10여 분간 동해상으로 단거리 로켓 10발을 발사했다. 이어 오후 8시 3분부터 7, 8분간 같은 지역에서 단거리 로켓 8발이 추가로 발사한 데 이어 오후 9시 28분부터 10여 분간 7발을 또다시 동해상으로 쏴 올렸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단거리 로켓은 총 25발에 달한다.

북한이 발사한 로켓들은 70km 정도를 비행한 뒤 공해상에 떨어졌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의 그린파인 장거리 레이더에 포착된 비행고도와 사거리로 볼 때 유도장치가 없는 ‘프로그(FROG)’ 계열의 지대지 로켓으로 추정된다”며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만반의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군은 특이 동향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프로그는 북한이 1960년대 후반 미사일 개발을 위해 옛 소련에서 도입한 단거리 로켓이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로켓이 사거리가 짧은 낡은 기종이긴 하지만 이렇게 다량으로 발사한 건 처음이어서 그 배경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14일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미국이 대북 핵위협을 계속하면 핵 억제력을 과시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밝힌 직후 무력시위가 재개됐다는 점을 군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거나 4차 핵실험을 전격 강행하는 등 중대도발을 감행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14일부터 동해안 일대에서 북한군의 이동식 발사대(TEL) 5, 6대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감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15일엔 이동식 발사대를 올리는 등 발사 직전 징후가 포착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다음 달 초까지 진행되는 한미 연합독수리연습에 대응한 북한군의 동계훈련의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군 소식통은 “통상 북한은 독수리연습에 대응해 군별로 사격훈련을 실시해 왔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은 북한의 추가 발사 및 도발 가능성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은 주변국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동을 하지 않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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