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석기 돈줄 CNP, 국민銀노조 선거도 맡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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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위원장 선거 캠페인… 조합원 해외연수 등 잇달아 수주
당시 위원장 “특혜 준 것 아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52·구속)이 운영한 선거기획대행업체 CNP전략그룹(CNP·현 CN커뮤니케이션즈)이 제1금융권 노조위원장 후보의 선거기획 업무까지 맡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노조위원장은 당선 이후 CNP에 각종 노조 일거리를 맡겨왔다. 이 의원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운영해 온 CNP는 ‘RO(혁명조직)’의 자금줄로 의심받고 있는 조직이다.

CNP는 2010년 12월 치러진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A 씨(45)의 선거기획 업무를 맡았다. 유세, 홍보물 제작 등을 책임지는 캠페인 비용은 2000만∼30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유권자 1만7442명이 투표한 선거에서 A 씨는 B 후보(49)를 단 15표 차로 이겨 부정선거 논란이 일자 소송전 끝에 당선됐다.

A 씨가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으로 취임한 2011년부터 CNP는 노조로부터 각종 일거리를 연달아 수주했다. 2011년 4월 CNP 계열사인 여행사 길벗투어는 1억1956만 원짜리 노조 행사인 ‘KB국민은행 우수조합원 베트남 연수’를 입찰을 통해 거머쥐었다. 노조 홈페이지 개발(500만 원)과 홈페이지 유지보수(연 500만 원), KB우리사주조합 공보물 및 웹진 디자인과 보이스메일 발송(320만 원), 20분짜리 노조 홍보동영상 제작(110만 원), 현수막(58만 원) 등도 CNP가 도맡았다.

A 씨는 “3곳의 다른 금융노조 관계자들로부터 CNP가 일을 잘한다고 추천받아 처음 알게 됐다”며 “이후 CNP가 가격 대비 효율성이 좋아 여러 일거리를 맡겼다”고 말했다. 그는 우수노조원 해외연수 여행사로 길벗투어를 선정한 것에 대해선 “당시 입찰 경쟁을 한 3개 회사 중 가장 적은 금액을 써내 맡겼을 뿐 특혜를 준 게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조의 다른 관계자는 “공개입찰은 A 씨가 길벗투어를 밀어주기 위한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며 엇갈린 주장을 했다.

A 씨는 “CNP가 RO의 자금줄로 의심받아 압수수색을 당한 2012년 중순부터 괜한 오해를 살까 봐 모든 거래를 끊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열린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다른 선거기획대행업체와 손잡고 재선에 도전했다가 패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이석기#국민은행#CNP전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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