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동시선출]강한 여당 내건 ‘원조친박’ vs 선명 야당 깃발 든 ‘꾀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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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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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새 원내사령탑 궁합은 15일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최경환 의원이 대표 선출에 앞서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한 간담회장에 들어서며 동료의원들에게 거수경례하는 모습(왼쪽). 이날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전병헌 의원이 꽃다발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여야 새 원내사령탑 궁합은 15일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최경환 의원이 대표 선출에 앞서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한 간담회장에 들어서며 동료의원들에게 거수경례하는 모습(왼쪽). 이날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전병헌 의원이 꽃다발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 새누리 새 원내대표 3선 최경환 “靑-政과 소통 강화… 野와 손잡고 민생현안 해결”

아슬아슬했지만 이변은 없었다. 새누리당은 ‘원조 친박’을 새 원내 사령탑으로 선택했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77표를 얻어 69표를 얻은 이주영 의원을 8표 차로 제친 최경환 의원은 2007년 대선후보 경선캠프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며 정치적 고락을 함께했다.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거명되기도 했지만 국회에서 박근혜정부의 공약을 입법을 통해 현실화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 정무와 정책을 아는 ‘박근혜노믹스’ 입법화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일찌감치 ‘최측근’ ‘실세’로 불리면서 견제 또한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 원내대표의 신승을 두고 한 의원은 “친이계와 비주류는 물론 친박 내부에서도 견제 움직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 인사에서 “집권 여당답게 정부를 견제하면서 국정을 뒷받침하는, 존재감이 있는 강한 집권 여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 정부, 야당과의 소통을 강화해 국정을 주도하는 강한 집권여당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야당과의 관계 설정은….

“민생 현안을 손잡고 함께 해결하는 관계로 발전시키겠다. 전병헌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를 조만간 찾아뵙고 인사하겠다.”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다고 보나.

“(8표 차의) 선거 결과를 봤을 때 그런 부분은 작동하지 않았다고 본다. 당내 민주화도 활성화되어 간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당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견제와 균형을 적절히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

―경제민주화 관련법들에 대해 속도조절론이 제기된다.

“경제민주화 관련법들은 대선 때 공약한 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법안의 범위나 내용 등에 대해서는 여야 간에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 야당과 원만히 조정해서 처리하겠다.”

―개헌 논의에 대한 생각은….

“전임 원내대표 간 합의에 따라 국회의장 산하 연구회 설립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소 이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파악해 보고 적절히 입장을 밝히겠다.”

―‘윤창중 청문회’는 필요하다고 보나.

“아직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결과가 미흡하거나 의혹이 있을 때 청문회를 하는 것이다. 지금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

△경북 경산(58) △대구고 △연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22회 △미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기획예산처 법무담당관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지식경제부 장관 △17∼19대 국회의원

길진균·권오혁 기자 leon@donga.com

▼ 민주당 새 원내대표 3선 전병헌 ▼

■ “乙 눈물 닦는 국회로… 사회약자 위한 입법 주력”


민주당은 ‘화합형’ 대신 ‘돌파형’ 원내대표를 택했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전병헌 의원은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출석 의원 125명 가운데 68표를 얻어 56표를 얻은 우윤근 의원을 제쳤다. 역전승이었다.

1차 투표에서는 우 의원이 50표를 얻어 전 의원보다 3표 앞섰다. 그러나 1차에서 27표를 얻어 결선 진출에 실패한 김동철 의원 지지표가 결선에서 대거 전 의원 쪽으로 이동하면서 승부를 갈랐다. 전 원내대표는 고려대 선배인 정세균 상임고문 직계로 분류된다. 이번 승리도 정세균계 등 범주류 일부와 김 의원을 지지했던 비주류표가 결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 원내대표는 당내외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지략가 면모를 인정받아 당내에서는 ‘꾀돌이’, ‘정책통(通)’으로 불린다.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분과위원장을 맡아 민주당 압승에 기여했다. 또 박지원 원내대표 당시엔 야당 정책위의장이면서도 ‘3+1(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반값등록금)’ 전략을 수립해 여당과 정면으로 복지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전 원내대표의 ‘돌파형 꾀돌이’ 이미지가 박근혜정부와 맞서는 데 제격이라는 공감대가 의원들 사이에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거 내내 강조한 ‘선명 야당’이란….

“정부여당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하는 일은 깔끔하게 협조하겠지만 국민의 상식을 벗어나면 단호하게 맞서 견제하는 것이다. 래디컬(급진적)하기보다는 브라이트(명석한)한 민주당을 말한다.”

―6월 국회 전략은….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를 내걸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활동에 중심을 두겠다. 가맹점법, 대규모 유통법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을 우선적으로 통과시키겠다. ‘고노동 저임금’ 문제도 적극적으로 다루겠다.”

―‘윤창중 성추행’ 사건 대응은….

“국격과 국익에 관련된 문제여서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다만 청와대가 좀 더 투명하고 신속하게 문제를 마무리 짓길 바란다. 절제된 요구와 대응에도 청와대가 계속 축소 은폐한다면 더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 설정은….

“안 의원이 갖고 있는 생각과 정책의 실현은 민주당과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민주당과 안 의원은 협력적 동반자 관계다.”

△충남 홍성(55) △서울 휘문고-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 △새천년민주당 정책위 상임부의장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대변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 △17∼19대 의원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여야#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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