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 “日 역사 직시…상처 덧나지 않게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4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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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담화' 고노 前의장 접견…고노 "역사 직시하고 진지하게 배워야"
朴당선인-고노 '신뢰외교' 중요성 공감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한·일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과거사 문제로 (한국의) 국민 정서를 자극하고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한일국제포럼 참석차 방한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을 30분간 접견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박 당선인은 "일본이 피해자의 고통을 이해하는 입장에서 말해주기를 바란다"면서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의 상처가 덧나지 않고 치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의 이러한 발언은 일본이 우익화 기류 속에 과거사를 왜곡하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노 전 의장은 1993년 일본 관방장관으로서 위안부 연행의 강제성과 인권 침해를 인정하고 사죄하는 내용의 '고노담화'를 발표한 주인공이다.

특히 지난달 말 일본 아베 총리가 '위안부 강제연행에 대한 문서 상 증거는 없다'는 입장 아래 '고노담화'의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여서 이날 접견에 관심이 쏠렸다.

조 대변인은 그러나 고노담화를 비롯한 위안부 문제나 독도 갈등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고노 전 의장은 "역사를 직시하고 진지하게 역사에서 배운다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일본의 정치 후배들이 이런 마음을 갖고 우리시대 문제를 우리 세대에서 해결하고 젊은이들은 새로운 시대에서 활약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답했다.

고노 전 의장은 "12년전 일본 전철역에서 일본인을 구하려다 희생된 한국인 청년의 고귀한 행동을 계기로 한국인에게 더욱 큰 감사와 신뢰, 존경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당선인의) 일관되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일본에서 봤다"면서 "확고하고 제대로 된 기초 위에서 한일 양국이 새로운 관계를 맺고,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양국의) 리더십이 앞으로의 한일 관계를 논의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개로 진행된 모두발언에서 박 당선인은 "고노 전 의장도 외교에서 신뢰를 중시해온 것으로 아는데 새 정부도 '신뢰 외교'를 중요한 외교 기조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고노 전 의장이 최근 인터뷰한 것을 보니 '상대를 존중하고 신뢰하는 것이 외교의 핵심이자, 신뢰를 져버리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을 하신 것을 봤다"고 강조했다 접견에는 박 당선인 측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 내정자·유일호 비서실장·조윤선 대변인이, 일본 측에서는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 등이 배석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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