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채찍과 당근 더 강화한 새 대북정책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13년전 페리 프로세스… 더이상 유효하지 않아”

“‘페리 프로세스(Perry Process)’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북한에 대한 채찍(위협)과 당근(인센티브)을 모두 강화하는 새로운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동북아 국제심포지엄에서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이후) 13년 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특히 핵개발과 미사일의 측면에서 북한이 너무 멀리 와 버렸다”며 이렇게 밝혔다. 미국 정부의 대표적 대북 포용정책인 ‘페리 프로세스’의 종언을 사실상 선언한 것이다.

페리 프로세스는 페리 전 장관이 빌 클린턴 정부에서 대북정책조정관을 맡고 있던 1999년 북한을 방문하고 한국 일본과의 논의를 거쳐 만들어낸 대북정책 제안이다. 비핵화의 대가로 북한에 경제 원조를 제공하고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등 상호 위협을 줄이면서 호혜관계를 구축하는 3단계 접근방식이 그 핵심이다.

그가 이날 강조한 ‘더욱 강화된 채찍과 당근’은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갈 경우 경제 원조와 북-미관계 정상화 등을 더욱 확실히 보장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더욱 강력하고 직접적인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페리 전 장관은 “최근 수십 년간 역내의 평화와 번영이 이렇게까지 위협받은 적은 없었다”며 “북핵 문제가 최대의 외교적 실패로 끝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과거와 동일한 외교전략을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미국 정부와 대화창구를 여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북한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북한과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에 대한) 희망에 찬 생각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페리 프로세스#북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