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비정치적 인물이었던 김 후보자가 박 당선인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9월부터다. 당시 대선기획단은 선거대책위원회에 영입할 인물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김 후보자를 떠올렸다. 대선기획단 관계자는 “그는 사회 통합과 소수자 배려 차원에서 영입 최우선 순위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이주영 정책기획단장은 김 후보자가 포함된 영입 리스트를 박 당선인에게 보고했다. 당선인은 리스트를 검토한 뒤 김 후보자를 선대위원장 후보로 지명하고 접촉을 지시했다. 그를 공동 중앙선대위원장에 임명할 때 “제가 존경하는 분”이라며 “새누리당이 지향하는 소중한 가치인 법과 원칙을 잘 구현하고 향후 헌법적 가치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말씀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선대위원장이었지만 전면에 나서거나 직접 유세를 다니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면서도 거의 말이 없었다고 한다. 당시 한 선대위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게 주기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해도 ‘나는 정치를 잘 모르니 여러분이 잘 좀 해 달라’며 별말씀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정치인생 15년 동안 각종 인연을 맺었지만 짧은 4개월을 함께한 그를 인수위원장에 이어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법질서와 사회 안전을 중시하는 당선인의 국정철학과 맞고 ‘큰어른’의 모습으로 인수위를 잘 이끄는 모습에 총리로 적격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29일 총리 후보자에서 사퇴하면서 인수위 내 ‘큰어른’으로서의 역할도 기로에 서게 됐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박 당선인이 곧 김 후보자의 인수위원장직 사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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