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정책협의단 파견… 북핵-FTA 머리 맞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朴당선인 美 요청따라… 단장엔 ‘중량급’ 이한구 임명
로이스 일행과 면담은 ‘朴 선약지키기 원칙’에 불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진행된 경제1분과 업무보고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진행된 경제1분과 업무보고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한 정책협의단을 미국에 보내기로 했다. 정책협의단에는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이정민 전문위원, 홍용표 실무위원 등이 포함됐다. 구체적 일정은 현재 조율 중이라고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전했다.

특사단이 아닌 정책협의단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미국이 의전적 인사보다는 양국 간 현안을 실질적으로 협의할 대표단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중국처럼 특사를 보내온 나라에는 특사를, 일본처럼 의원단이 인사를 온 나라에는 의원단을 보내는 식이다. 박 당선인 식 ‘당당한 외교’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본보 17일자 A1·6면 참조… 박근혜式 ‘대등외교’… “높아진 국격 맞게 상호주의”

다만 정책협의단의 책임자로 이 원내대표를 선택한 것은 의외라는 평가다. 현재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문제, 택시법안의 국회 재의결, 쌍용자동차 해고자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등 원내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측의 요청에 따라 유일하게 중국에만 특사를 보내면서 박 당선인이 한미관계보다 한중관계를 우선시한다는 오해를 빚자 중량급 인사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미국 측과) 경제 대북 외교 국제정치 등 전반적인 것을 논의할 것이며 정책의 줄거리를 잡기 위한 방문”이라고 말했다. 특사는 의전적 정치적 의미가 강한 반면 정책협의단은 북한 핵실험에 대한 한미 공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후속조치 논의 등 구체적 현안에 대해 가닥을 잡는 성격이 강하다는 얘기다.

한편 아시아 순방에 나선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 일행은 시간 약속을 잡지 못해 박 당선인과의 만남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스 일행이 면담을 요청한 시간에 선약이 잡혀 있자 박 당선인 측은 시간 조정을 요청했으나 결국 조율이 안 됐다는 것이다. 이른바 박 당선인의 ‘선약 지키기 원칙’에 미 하원 외교위원장도 발길을 돌린 셈이다.

손영일 기자·워싱턴=신석호 특파원 scud2007@donga.com
#박근혜#미국#정책협의단#이한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