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朴 옛 지역구 군민들 “이곳서 4선하며 보여준 신뢰 통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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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인의 ‘정치적 고향’ 대구 달성 표정

“박근혜 후보의 상징인 ‘신뢰’ ‘믿음’ ‘약속’이 국민의 마음을 얻었다고 봅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군민들은 박 후보의 당선을 반가워하면서도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박 당선인은 대구 중구 삼덕동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서울로 이사를 갔다. 달성군은 그가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이곳에서만 4선을 해 ‘정치적 고향’으로 불린다. 달성 화원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하는 조모 씨(56)는 “처음 이곳에서 출마할 때 당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이를 극복하고 이겨내더라”며 “그때 그 마음 그대로 국정을 수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1998년 4월 15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달성군에 출마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인생을 시작했다. 당시 거물급 여당 후보에게 맞선 박 당선인은 조직력 등이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해 국회의원이 됐다. 20% 이상 큰 차이로 낙선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인 상황이었다. 박 당선인은 당시 이 선거를 ‘달성대첩’이라고 하면서 “주민만 바라보며 진정성을 갖고 뛴 결과”라고 회고했다.

달성공단의 한 기업인은 “박 당선인이 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발전에도 큰 노력을 했지만 인기에 기대어 가벼운 처신을 하지 않는 등 신뢰를 많이 줬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 사이에선 박 후보의 당선은 달성군을 감싸고 있는 명산 비슬(琵瑟)산의 정기가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도 돈다. 박 당선인이 대선에 출마하자 ‘비슬’이라는 한자에 들어 있는 4개의 왕(王) 자를 입에 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이 ‘비슬산 사왕설(四王說)’에 따라 대구·경북에 연고를 뒀던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에 이어 박 당선인이 마지막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편 박 당선인의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1925∼1974) 생가가 있는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 주민들도 박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은 당선이 확실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치며 “박근혜”를 연호했다. 한봉수 교동리 이장(69)은 “육 여사가 대통령부인이 된 이래 마을에 생긴 가장 큰 경사”라고 말했다. 강정순 부녀회장(63)은 “‘옥천의 딸’인 박 당선인이 대통령이 돼 정말 기분이 좋다”라며 “어머니의 마음으로 나라를 잘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육 여사는 1950년 박 전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까지 옥천읍 교동리 생가에서 살았다. 99칸짜리 조선시대 전통 한옥인 육 여사 생가는 부친 육종관 씨가 1965년 세상을 떠난 뒤 상속분쟁에 휘말려 방치되면서 허물어졌고, 1999년 철거돼 터만 남은 상태였다. 옥천군은 2002년 터 전체를 충북도 기념물(123호)로 지정받아 복원 공사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5월 완공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박근혜#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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