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일자리 뉴딜에 추경 20조”… 朴 “퍼주기 하니까 北 도발”

  • Array
  • 입력 2012년 12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文, 충청-호남 유세
역대 두번째 ‘슈퍼 추경’… 일각 “공약집엔 없어 즉흥적”

안철수와 함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왼쪽)와 안철수 전 후보가 13일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거리에서 공동유세를 하던 중 양팔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대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안철수와 함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왼쪽)와 안철수 전 후보가 13일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거리에서 공동유세를 하던 중 양팔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대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13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자리 뉴딜’을 위해 정부 재정의 역할을 극대화하겠다”며 “일자리·복지 예산으로 20조 원을 추가로 확보하겠다. 내년 예산에 반영하되 새누리당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돼 추경(추가경정예산)으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가 집권 후 20조 원의 추경을 편성하면 역대 두 번째로 큰 ‘슈퍼 추경’이 된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8조4000억 원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문 후보가 ‘슈퍼 추경’ 구상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문 후보는 “추가 예산 20조 원은 4대강 토목공사와 재벌 건설사에 (돈을) 투입했던 새누리당 추경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공공근로 같은 임시 일자리가 아니라 공공서비스 분야의 좋은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발표를 두고 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규직 일자리에 돈을 투입할 경우 내년 이후에도 재정 지출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20조 원을 모두 쓰면 연봉 5000만 원짜리 정규직 일자리 40만 개를 만들 수 있지만 5년 동안 총지출이 100조 원에 이른다. 이를 의식한 듯 문 후보 캠프의 이용섭 공감1본부장은 “일자리 외에도 교육,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 지출할 것”이라며 “추경 안에는 항구적 지출뿐 아니라 일시적 지출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더라도 민주당이 불과 나흘 전 밝힌 공약 이행 소요재원(192조 원)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재원조달 계획도 전면 변경이 불가피하다. 이 본부장은 “내년 추경을 위해 필요하면 국채를 발행할 것”이라며 “공약의 집행 시기를 앞당기는 만큼 소요 재원은 늘겠지만 정확한 증가액은 계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예산의 정확한 증가액을 계산하기도 전에 공약부터 발표한 셈이다.

문 후보는 이번 주 거의 매일 새 공약을 발표했다. 10일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을 밝혔고 12일 “대통령집무실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로 옮기겠다”고 했으며 13일 슈퍼 추경을 발표했다. 문 후보 측은 “그동안 검토해오던 공약”이라고 설명했지만 9일 발표된 공약집에도 없는 내용이다. 선거 막판에 즉흥적으로 공약을 남발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충청과 호남 거점지역을 방문했다. 대전에서는 안철수 전 후보와 세 번째 합동유세를 벌였다. 문 후보는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 민생파탄의 깃털이 아닌 몸통”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정책 근간과 기조 모두 박 후보의 정책이다. 부자감세 100조 원, 재벌규제 풀기 모두 박 후보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고)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후보는 특유의 ‘인간 마이크’를 통해 “새 정치와 격차 해소의 출발점은 정권교체”라며 “혹시 주위에 안철수가 사퇴해서 투표하지 않겠다는 분이 계시면 꼭 투표 부탁드린다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대전·광주=손영일 기자 peacechaos@donga.com   
▼ 朴, 경기북부-강원 유세 “민주, 지저분한 정치공세”

김우동 팀장 영결식 참석


김지하와 함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왼쪽)가 13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을 방문해 유신시대 대표적 저항 시인이었던 김지하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 사진은 김 씨의 장모인 고 박경리 작가. 원주=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김지하와 함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왼쪽)가 13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을 방문해 유신시대 대표적 저항 시인이었던 김지하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 사진은 김 씨의 장모인 고 박경리 작가. 원주=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3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긴장이 고조된 경기 북부와 강원지역 등을 찾아 ‘안보 대통령’의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박 후보는 이날 경기 의정부시 유세에 나서 “북한 동포들은 굶주리는데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미사일을 쏠 때란 말이냐”고 반문한 뒤 “도발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 주겠다”고 말했다. 또 퍼주기로 유지되는 평화를 ‘가짜 평화’라고 규정했던 이전 발언을 상기시키며 원칙과 신뢰를 통한 평화가 ‘진짜 평화’라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선 “천안함도 폭침이 아니라 침몰이라면서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하고, 북방한계선(NLL)에 대해 모호한 말을 반복하는 세력에 나라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확고한 안보 리더십과 국가관을 가지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낼 외교력을 가진 세력이 나라를 맡아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민주당이 제기한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 의혹 등에 대해 충북 충주시 유세에서 “우리 속담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싹수가 노랗다’는 얘기가 있다”며 “지저분한 선거를 치르는 세력들은 정권을 잡아서도 지저분한 정치를 하기 마련”이라고 공격했다. 또 “국정원의 선거 개입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제2의 김대업쇼’를 벌여 국민을 속이려는 것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국민은 문재인 후보가 혹여 정권을 잡으면 댓글 달기도 무서운 세상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게 민주당이 외치는 새 정치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앞서 박 후보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의 김우동 팀장 영결식에 참석해 침통한 표정으로 운구 장면을 지켜봤다. 고 이춘상 보좌관과 김 팀장은 2일 박 후보의 유세 지원을 위해 강원도에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이 보좌관은 현장에서 사망하고 김 팀장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11일 세상을 떠났다. 유족들이 “꼭 승리하시라”고 박 후보를 격려하자 박 후보는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면서 “(김 팀장은) 좋은 곳으로 가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정부·원주·충주=홍수영·김기현 기자 gaea@donga.com
#문재인#박근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