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검찰총장 “신임 묻기위해 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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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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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개혁안 발표 - 對국민 사과후 靑에 사의표명
崔중수부장 감찰내용 전격 공개… 비밀누설 논란
서울서부지검 평검사회의 “개혁안-신임 결부 진정성 의심”

취재진 피한 韓총장 ‘빈차 출퇴근’ 29일 오후 9시 20분경 한상대 검찰총장의 관용차가 조수석에 
수행원만 탄 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주차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 총장이 어떻게 퇴근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한 총장은 30일
 0시까지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자택으로 귀가하지 않았다. 자택은 저녁 내내 불이 꺼져 있었다. 앞서 29일 출근길에도 한 
총장은 관용차를 이용하지 않았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취재진 피한 韓총장 ‘빈차 출퇴근’ 29일 오후 9시 20분경 한상대 검찰총장의 관용차가 조수석에 수행원만 탄 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주차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 총장이 어떻게 퇴근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한 총장은 30일 0시까지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자택으로 귀가하지 않았다. 자택은 저녁 내내 불이 꺼져 있었다. 앞서 29일 출근길에도 한 총장은 관용차를 이용하지 않았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한상대 검찰총장(53·사법시험 23회)이 30일 오후 2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를 골자로 하는 검찰 개혁안을 발표한 뒤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하겠다고 29일 밝혔다.

한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일선 검찰청 검사들의 집단 항명 움직임은 일단 잦아들고 있다. 하지만 검찰 수뇌부의 심각한 내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총장은 이날 대검 대변인실을 통해 “30일 검찰 개혁안과 대(對)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신임을 묻기 위해 사표를 제출하겠다”라고 밝혔다. 청와대에 사퇴 여부를 묻겠다는 것으로, ‘조건부 사퇴’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발표에는 대검 대변인과 감찰본부장만 배석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대검 고위 간부들은 이날 오전 한 총장 집무실을 찾아가 “명예롭게 용퇴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한 총장은 “못 나간다. 나갈 거면 같이 나가자”라며 거부했다. 그러자 조직 곳곳에서 집단 사퇴 건의 움직임을 보였고 결국 한 총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 총장의 사의를 수용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중심으로 검찰의 내분 사태를 잘 수습하라”라고만 지시했다. 청와대에는 “한 총장으로는 상황을 수습하기가 어렵다”라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표가 수리되면 검찰은 당분간 채동욱 대검 차장검사(53·사법시험 24회) 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집단 항명 사태의 중심에 서 있었던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50·사법시험 27회)도 함께 물러날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대검 감찰본부는 한 총장의 지시에 따라 최 중수부장이 8일 뇌물수수 혐의로 감찰 조사를 받고 있던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51·구속)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 문자메시지에는 언론에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한 적이 없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다”라고 말하라고 조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 총장 측이 감찰 중인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공무상 비밀누설 등 실정법 위반이 될 수 있고 검찰의 자체 감찰규정도 위반한 것이어서 한 총장 측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편 이날 서울서부지검 검사들은 평검사회의를 열어 “한 총장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성급하게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고 이를 신임과 결부시키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개혁안 발표 없이 사퇴의사만 밝혀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최창봉·김성규 기자 ceric@donga.com
#한상대#총장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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