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대선 D-19]수도권 공략 朴 “중산층 재건”… 영호남 횡단 文 “남해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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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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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째 표심공략 강행군

피아노 연주하는 朴 29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직장 어린이집을 방문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피아노를 연주하자 어린이들이 이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피아노 연주하는 朴 29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직장 어린이집을 방문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피아노를 연주하자 어린이들이 이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대선 유세 사흘째인 29일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각각 수도권과 영호남을 누볐다. 전날 충청에서 일합을 겨룬 뒤 각자의 전략지역을 찾은 것이다. 박 후보는 ‘중산층 70% 재건’과 지역공약을 약속하며 최대 표밭인 수도권을 공략했다. 그사이 문 후보는 호남을 방문해 민주당의 텃밭을 다진 뒤 연고지인 경남으로 이동해 지지세 확산에 나섰다. 》

▼ 朴, 서울-경기-인천 15곳 30분 단위로 돌며 유세 ▼
“한강 친환경 개발”“인천 亞게임 지원” 맞춤공약


“여성 대통령 파이팅!”

29일 오후 3시 50분 인천 중구 동인천역 앞.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유세차량에 오르자 유권자 1000여 명이 이런 구호를 외치며 환호했다.

박 후보는 “여러분의 뜨거운 열기로 뜨거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꼭 보답하겠다”고 답례한 뒤 “문재인 후보가 핵심 실세로 있었던 지난 정권은 어떠했는지 기억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중산층은 무너지고 양극화는 심화됐다” “대학등록금은 역대 최고로 뛰었다” 등의 비판을 쏟아내며 20분 유세의 절반가량을 노무현 정부의 책임론을 부각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이런 세력에게 정권을 맡겨서 우리 국민들 똑같이 또다시 고생할 일이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연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중산층 70% 재건’의 적임자라는 쪽으로 이어졌다. ‘노무현 정부 실패론’에 따른 중산층 붕괴를 지적한 뒤 ‘중산층 70% 재건’을 약속해 수도권 표심을 공략한 것이다.

그는 “사교육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드리고 셋째 자녀부터는 대학등록금을 면제시키겠다”면서 “5세까지 국가가 보육을 책임지고, 목돈 없이 전세금을 마련할 정책도 마련했으며 가계부채로 고통을 받지 않도록 이자부담 경감대책 등도 마련했다”고 하나하나 공약을 설명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서부권을 시작으로 경기 김포, 인천의 15개 지역을 돌았다. 약 30분 단위로 유세 일정을 쪼개며 ‘저인망식’ 강행군을 펼친 것이다.

특히 서울 첫 유세에 나선 박 후보는 첫 번째 일정으로 여의도 증권거래소 내 어린이집을 방문해 보육 실태를 살폈다. 그는 “출산 3개월 중 한 달을 ‘아빠의 달’로 지정해 아빠도 양육할 수 있게 하겠다. 학교에서도 밤 10시까지 안전하게 돌봐드리겠다”며 자신의 정책 알리기에 나섰다. 이어 서울 양천구 현대백화점 앞과 구로구 구로시장, 개봉중앙시장 등 서울 서부권을 공략했다.

지역공약도 빠뜨리지 않았다. 김포시 사우동 유세에서는 “지하철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기겠다”며 “한강하구 개발도 친환경적으로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천에서는 검단 사거리와 동인천역 광장, 부평역 광장, 연수구 롯데마트 앞, 남구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유세를 벌였다. 박 후보는 “경인고속도로 무료화와 지하화를 추진하겠다”며 “뉴타운 사업은 해제하고 예산 3000억 원을 편성해 자체적으로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와 관련해 “조속히 법을 개정해서 국비 지원이 확대되도록 하겠다”며 지역 표심을 파고들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文, “호남 설움 다시는 없게… 광양항 허브로 육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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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는 우주로 보내고 문재인은 청와대로 보내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29일 오전 전남 여수 서시장에서 유세를 하기에 앞서 이곳이 지역구인 주승용 의원이 마이크를 잡고 분위기를 띄웠다. 문 후보는 호남이 민주당의 텃밭임에도 참여정부에 대한 서운함이 크다는 점을 의식한 듯 거듭 호남 홀대론을 사과하며 몸을 낮췄다. 문 후보의 이런 태도에 시장 상인들도 “문재인님 당신을 응원합니다”라고 쓴 종이판을 흔들며 화답했다. 문 후보가 시장을 돌며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자 한 상인은 “꼭 됩니다, 걱정마세요”라고 응원했다.

문 후보가 순천 유세에서 “완전히 환골탈태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정치 쇄신 의지를 밝히자 지지자들은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그는 “여수엑스포 용지를 해양관광특구로 지정해 성공적인 개최 효과를 앞으로도 계속 극대화시켜 나가겠다”며 “특히 내년에 순천만 일대에서 열리는 국제정원박람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문 후보는 여수광양항만공사를 방문해 해양수산부 부활과 광양항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 해양부가 폐지되고 참여정부 때 노력했던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크게 후퇴하면서 현재 광양항의 물동량은 4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광양항을 서남경제권의 명실상부한 허브항, 부산항과 함께 대한민국 물류를 책임지는 허브항으로 육성시키겠다”고 밝혔다.

호남에서 오전 일정을 마무리한 문 후보는 오후엔 부산과 함께 이번 대선의 승부처로 꼽히는 경남으로 이동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이곳에선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와 배우 명계남 씨가 찬조연설가로 나섰다.

문 후보는 진주 중앙시장 유세에서 “저는 경남에서 태어나서 자라나고 지금도 경남에서 살고 있는 경상도 사나이”라며 대구·경북(TK) 출신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또 ‘노무현 향수’를 자극하며 “노무현을 낳고 키운 경남도민이 정권교체 선두에 서 달라. 노무현을 민주정부 대통령으로 만든 경남도민이 이번에는 저를 세 번째 민주정부 대통령으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단일화 국면에서 안철수 전 후보와의 갈등을 의식한 듯 “단일화 과정의 입장 차이를 넘어서서 모두 하나가 되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경남 김해 유세를 끝으로 이날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 뒤 경남 양산 자택에서 1박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은 찾지 않았다. 문 후보는 30일 울산, 대구 등을 방문하며 영남권 공략을 이어간다.

여수·순천·진주·김해=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대선#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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