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대선 D-19]안철수, 26일 저녁 손학규와 40분 단독회동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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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부인에도 연대설 솔솔… 孫, 회동직후 文만나 “돕겠다”
安 12월 3일 캠프 해단식… ‘文 구원등판’ 수위 관심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26일 저녁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을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두 사람이 만난 시점이 손 고문이 칩거를 끝내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 지원유세를 시작하기 전날인 데다 손 고문이 문 후보를 만나기 직전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회동 시점은 안 전 후보가 27일로 예정된 캠프 해단식을 갑작스레 연기한 직후로 보인다.

안 전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29일 “손 고문 측에서 위로 차원에서 만나자고 안 전 후보에게 연락이 와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40여 분간 만났다고 한다.

손 고문 측 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손 고문이 안 전 후보를 만난 시점은 문 후보를 만나기 전”이라고 했다. 안 전 후보가 23일 사퇴 회견 뒤 지방에 내려갔다가 손 고문을 만나기 위해 서울로 다시 올라왔고 비슷한 시점에 해단식 연기를 결심했다는 얘기다. 안 전 후보는 그 뒤로도 잠행을 계속했다. 손 고문을 만난 뒤 장고가 시작됐다고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안 후보 측은 “위로 차원에서 만나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의미 있는 대화를 하기엔 짧은 시간”이라고 했지만,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도울지가 초미의 관심인 상황에서 두 사람의 회동이 예사롭지는 않다.

손 고문이 안 전 후보와 만난 사실을 문 후보와의 회동에서 얘기하지 않았다면 민주당 대선 경선의 불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손 고문의 문 후보에 대한 앙금이 풀리지 않았음을 뜻한다. 문 후보로서도 자신을 돕겠다는 손 후보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있어 두 사람의 관계 회복이 힘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손 고문과 안 전 후보는 각각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단일화 과정에서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대한 불신이 극대화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이 반노 그룹을 매개로 손 고문은 민주당 안에서, 안 전 후보는 밖에서 정치 쇄신을 위해 노력하자는 대화를 나눴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손 고문 측 인사는 “손 고문은 안 전 후보의 마음이 돌아서지 않게 하려면 문 후보 측이 안 전 후보가 제시한 정치개혁을 이루기 위해 온힘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두 사람이 비노 연대를 구상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두 사람이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에 공감하면서 문 후보 지원 방법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따라 안 전 후보가 다음 달 3일 오후 3시로 확정된 캠프 해단식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상대로 제시할 것으로 보이는 ‘안철수식 정치’의 로드맵에도 관심이 쏠린다. 해단식에 캠프 관계자들과 지역포럼 인사 300여 명 외에 지지자들까지 모여들면 대규모 ‘정치 행사’가 될 수도 있다. 해단식 후에도 3000명이 넘는 전국 16개 지역포럼은 유지된다. 안 전 후보는 23일 사퇴 회견 직전 참모들에게 “내년 재·보궐선거도 있지 않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대선 이후 신당 창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원을 위해 구원 등판하는 시기도 3일이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힐 경우 그 자체가 안 후보 사퇴로 마음을 잡지 못한 ‘안철수 부동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해단식 시점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문 후보가 TV 토론을 하기 하루 전이다. 이를 두고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타이밍을 조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채널A 영상] 단독 인터뷰/안철수 父 “TV 보고 사퇴 알아”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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