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대선 D-30]이해찬 “정당정치 부정하는 게 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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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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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2일 만에 당대표 사퇴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 끝날때까지 유임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사진)가 취임 162일 만인 18일 교착상태에 빠진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 당권을 내려놓았다. 동시에 지도부 총사퇴 결의에 따라 ‘이해찬 체제’도 막을 내렸다.

이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문재인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 대표 등의 결단에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안철수 후보에게 ‘단일화 논의 즉각 재개’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문 후보가 대표권한대행을 겸하기로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예산심사 등 정기국회가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연말 정기국회 때까지 유임하기로 했다.

○ “민주당이 구태정당? 두 전직 대통령 모욕”

이날 낮 12시 사퇴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당대표실에 들어선 이 대표의 표정은 비장했다. 회견문 곳곳에는 착잡함이 배어나왔다.

이 대표는 안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척결돼야 할 가장 대표적인 구태정치가 정당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정치”라거나 “권력욕과 유불리를 따져 단일화를 질질 끌거나 결렬시킨다면 결코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대목이다. 특히 “민주당을 구태정당으로 지목하고 동교동계와 친노 세력을 청산 대상으로 삼는 것은 김대중 노무현 두 분 전직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가 이날 오후로 예정된 안 후보의 광주 기자회견에 앞서 총사퇴 방침을 전격 발표한 것은 안 후보에게 떼밀리는 형태로 물러나진 않겠다는 반감과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영욕의 정치인 이해찬과 박지원

6·9 전당대회 전부터 ‘이-박 퇴진론’은 끊이지 않은 이슈였다.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담합론’은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거센 반발을 샀고, 이후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비문(비문재인) 진영이 “경선관리가 불공정하다”고 문제 삼으면서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반감은 더 노골화됐다.

문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한 뒤에는 인적쇄신론이 이 대표의 발목을 잡았다. 문 후보가 설치한 ‘새정치위원회’조차 이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고 안 후보마저 친노를 비판하자 이 대표 사퇴는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파다했다. 민주당의 계파정치를 비판해온 안철수 캠프의 핵심 인사는 16일 두 사람을 ‘충치’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이 대표는 주말인 17일 문 후보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하고 최고위 소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혁신과통합’을 구성해 민주당에 쇄신을 압박하던 이 대표가 딱 1년 만에 쇄신의 대상이 돼 물러난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조수진·손영일 기자 jin0619@donga.com
#민주통합당#이해찬#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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