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아들 한솔 외신 인터뷰… “삼촌이 어떻게 독재자 됐는지 모르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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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김정일-삼촌 김정은,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다
리비아 혁명과 진보 재미있어… 언젠간 北 돌아가 기여할 것

“(북한에서) 외가에만 머물렀기 때문에 친할아버지(김정일)가 북한의 최고지도자라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습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자이자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 군(17)이 TV에 얼굴을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보스니아 남부 모르타르에 위치한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 분교(UWCiM)에 입학한 김 군은 16일 핀란드 yle-TV와의 인터뷰에서 “1995년 북한 평양에서 태어나 몇 년간 살았으며 마카오에 살면서도 여러 번 평양을 방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유엔 사무차장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인권특사로 활동했던 핀란드 정치인 엘리자베스 렌 씨가 진행했다. 김 군은 유창한 영어로 대답했고 인터뷰 영상은 16일 유튜브에 게재됐다.

그는 형제 중 막내인 김정은이 어떻게 할아버지의 후계자가 됐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아버지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이는 할아버지와 삼촌 간의 문제였고 두 사람 모두 (내가) 만난 적이 없기 때문에 그(김정은)가 어떻게 독재자(dictator)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군이 김정은을 ‘독재자’로 칭한 것은 후계자가 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이었지만 렌 씨가 이전에 ‘독재자’라는 단어를 몇 번 썼기 때문에 얼떨결에 이 말을 받아서 답변한 것으로 보인다. 즉 김 군이 김정은을 일부러 독재자라고 부른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 군은 “할아버지가 사망하기 전 직접 보고 싶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마카오 국제학교 시절 남한 친구들과 언어 및 문화가 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통일이 이뤄져 남북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것을 꿈꾼다”고 말했다. 남북 갈등에 대해서는 “한쪽 편만 들지 않는다. 남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함께 웃을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숙사 룸메이트인 리비아 출신 친구가 리비아의 혁명과 진보에 대해 말해줘 재미있었다. 내년 초 한국 학생이 입학한다는데 기대된다”고 했다.

김 군은 “대학 졸업 후 인도주의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며 “언젠가 북한에 돌아가 북한 주민이 편하고 부유하게 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왼쪽 귀에 작은 귀고리 2개를 한 김 군은 검은 뿔테안경에 검은색 양복, 검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시종일관 미소를 띠었다.

[채널A 영상] 김정일 손자 김한솔 “정은 삼촌은 독재자”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동영상 보기=김정일 손자 김한솔 인터뷰 “할아버지가 독재자인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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