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핑계로 美협상 끌어내기 압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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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싱가포르서 美비공식 접촉… 핵 재검토 불가피”

북한이 최근 싱가포르에서 미국 측과 접촉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면서 ‘핵 문제 전면 재검토’를 또 다시 언급했다. 핵 문제를 매개로 미국을 협상에 끌어들이기 위한 압박전술로 보인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보낸 e메일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미국 측과 비공식 접촉을 했다”고 밝혔다고 이 방송이 3일 보도했다. 최 부국장은 이어 “우리의 핵 문제 전면 재검토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이라며 “핵 문제 해결과 북-미 관계는 전적으로 미국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최 부국장은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이자 최영림 내각총리의 수양딸로 알려진 인물로 북한 외교가의 ‘실세’ 중 한 명이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20일 이른바 ‘김일성 동상 파괴 미수 사건’을 계기로 “핵 문제를 전면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31일에도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핵 억제력 강화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4월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 이후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도 미국 정부가 통 큰 대화에 나서지 않자 이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협상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북핵#미국#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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