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김한길, 첫 회의부터 티격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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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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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전대 결과에 민심 반영돼”… 金 “대선경선땐 민심 외면 없어야”

1위와 2위 ‘불편한 동석’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오른쪽)와 김한길 최고위원은 11일 전당대회 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충돌했다.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사람이 서로 불편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위와 2위 ‘불편한 동석’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오른쪽)와 김한길 최고위원은 11일 전당대회 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충돌했다.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사람이 서로 불편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취임 후 첫 공식회의에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여야정 경제협의체 구성’을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이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경제정책에 대해 열린 자세로 당시 야당과 공동협의체를 운영해왔다”며 “민생경제를 위한 여야정 경제협의체를 만들어 금년 가을 국회에서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내수 진작을 위한 좋은 경제정책을 서로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낼 것을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민생경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종북주의 논란에서 벗어나 ‘정책통’인 자신의 장점을 살려 정국의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여 공세의 강약 조절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진정성 없는 정치적인 접근은 안 된다”며 이 대표의 제안을 일축했다.

당대표 경선에서의 ‘당심과 민심 왜곡’ 논란과 관련해선 이 대표와 김한길 최고위원 간에 뼈 있는 얘기가 오갔다. 이 대표는 “어려운 선거였지만 민심을 반영한 선거였다”며 “정권교체까지 민심을 잘 받들어 모두 힘을 합치자”고 당부했다. 그러자 0.5%포인트 차로 석패한 김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결과가 당심과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대의원들과 당원들에게 가장 많은 표를 받고도 당대표가 되지 못했다”며 “당대표 적합도를 묻는 세 곳의 여론조사에서도 모두 1위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선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했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심과 민심을 벗어난 결과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매우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뼈 있는 말을 던졌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이어졌다. 이 여사가 “두 분이 다정하게 같이 앉으시니깐 기쁘다”고 말을 건네자 이 대표는 “1997년 정권 교체할 적에 저하고 김 최고위원이 같이 일했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호응하지 않은 채 “여사님 건강 좋으세요?”라며 말을 돌렸다.

당 일각에선 2010년 10·3전대 이후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이 사사건건 대립했던 일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당시 손 대표가 승리했지만 정동영 천정배 박주선 최고위원 등 비주류가 약진하면서 임기 동안 적잖은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한진중공업 사태 때는 희망버스 동행 여부를 두고 손 대표 측과 정동영 최고위원 등 비주류 간에 선명성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치열한 선거를 벌이고 나면 대표와 차점자 최고위원 간의 사이가 불편해지기도 한다”며 “계파 갈등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채널A 영상]이해찬 살린 ‘모발심’, 민심 왜곡?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이해찬#김한길#민주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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