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우상화 위해 生母 이름까지 조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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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출신성분 숨기려 ‘고영희’ 아닌 ‘이은실’로 불러

북한이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사진)의 재일교포 출신 성분을 숨기기 위해 고영희의 이름까지 조작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일본의 대북인권단체인 ‘구출하자! 북한 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RENK)’가 8일 북한 관계자로부터 얻은 정보를 인용해 밝혔다.

RENK 대표인 이영화 간사이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에서 2주 전부터 교양사업의 하나로 지방 간부들에게 상영된 ‘위대한 어머님’이란 80분짜리 기록영화에 고영희가 김정일의 현지지도에 함께한 장면, 김정일과 말을 함께 타는 장면 등이 나온다”며 “그런데 고영희는 성우의 내레이션을 통해 김정은의 생모 ‘이은실’이라고 소개된다”고 전했다. 올 2월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평양의 어머님’이라는 호칭으로 김정은의 생모가 소개된 적은 있었지만 영상으로 상영된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북한 당 간부들까지 김정은 생모의 얼굴도 이름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지도부는 작년 12월 김정일 시망 직후부터 고 씨의 출신을 최고 기밀로 다루고 있다.

이 교수는 “제주 고씨들이 일본으로 많이 건너간 것은 북한에도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고영희란 실명이 알려지면 재일교포 출신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본 산케이신문은 북한의 이런 행동은 김정은 모자 우상화 작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고영희가 재일교포 출신이란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현재 고영희의 형제들(김정은의 외삼촌)이 일본에 15명 가까이 살고 있는 상황도 북한이 고영희의 이름을 조작하는 한 원인이란 것이 이 교수의 의견이다. 또 이 교수는 이은실이란 이름이 김정은의 ‘은(恩)’자와 한자 ‘실(實)’자를 따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고영희는 일본 오사카에서 북한으로 건너간 재일교포 출신의 딸로 알려져 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김정은#생모#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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