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이해찬 제치고 다시 선두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5일 03시 00분


대구·경북 1위로 누적득표 역전

반전에 반전의 연속이다.

24일 민주통합당 당대표 지역순회 경선 4라운드인 대구·경북에서 김한길 후보(사진)가 1위를 차지하며 누계 득표에서도 이해찬 후보를 누르고 선두를 탈환했다.

김 후보는 1328표(1인 2표) 가운데 280표(21.1%)를 획득해 200표(15.1%)를 얻는 데 그친 이 후보를 제쳤다. 대구가 고향인 추미애 후보는 212표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조정식(189표), 우상호(158표), 강기정(115표), 이종걸(98표), 문용식 후보(76표) 순이었다.

이 후보가 ‘중립지대’로 평가되는 대구·경북 경선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둠에 따라 ‘이해찬 대세론’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반면 김 후보는 첫 경선지인 울산에서 1위를 기록하며 이변을 연출한 데 이어 친노(친노무현) 그룹의 아성인 부산을 제외하고는 광주·전남, 대구·경북에서 이 후보를 앞서면서 향후 선거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4라운드까지의 성적은 김 후보가 3승 1패다.

그러나 누적 득표에서 선두인 김 후보(1024표)와 2위인 이 후보(972표) 간 차이는 불과 52표. 25일엔 이 후보의 고향인 대전·충남 경선이 예정돼 있어 이 후보의 역전이 이뤄질지, 김 후보의 굳히기가 계속될지 주목된다.

누적 득표에서는 김, 이 후보에 이어 강기정(788표), 추미애(683표), 우상호(481표), 조정식(423표), 이종걸(373표), 문용식(160표) 등의 순이다.

○ 이강철이 승부 갈랐다?

24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실시된 민주통합당 당대표 선출 대구·경북지역 대의원 투표에서 후보들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정식 추미애 김한길 우상호 이해찬 후보. 대구=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4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실시된 민주통합당 당대표 선출 대구·경북지역 대의원 투표에서 후보들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정식 추미애 김한길 우상호 이해찬 후보. 대구=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대구·경북은 민주당의 불모지다. 4·11총선에서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추 후보를 제외하곤 후보들이 지역적 연고가 없어 대구·경북을 잘 아는 인사를 영입하는 데 공을 들였다. 당내에선 김 후보가 지역 기반이 탄탄한 이강철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손을 잡은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가 ‘예상 밖’ 선전을 한 데에는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내 최대계파인 친노와 호남의 결합은 나눠 먹기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표심에 반영됐다는 것. 빼어난 전략에 비해 친화력이 부족한 이 후보의 득표력 한계란 얘기도 있다.

이날 합동연설에서 각 후보는 새누리당 박 전 위원장을 향한 공세를 쏟아냈다. 대구·경북이 박 전 위원장의 근거지임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이 후보는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서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유신의 딸’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후보는 “박근혜는 구중궁궐의 딸이지만 나는 세탁소집 둘째 딸”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1위를 차지한 후 기자들에게 “당심이 민심을 잘 수용한 결과”라며 “대구·경북은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고향이자 박 전 위원장을 가장 잘 아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저를 1위로 만들어주신 것은 12월 대선에서 박 전 위원장을 꺾으라는 명령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합동연설에서 이, 김 후보는 서로 당내 최고의 선거전략기획통임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저는 큰 선거를 많이 치러본 사람이다. 조순 서울시장,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선거까지 전부 다 기획하고 운영했던 사람이다. 12월 대선을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저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승리로 이끈 일등공신이었고, 고건 서울시장과 임창열 경기도지사 선거도 책임져서 승리했다”고 맞섰다.

○ 박지원 “민주당 지지율 하락 통진당 때문”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구·경북 경선 모두발언에서 민주당과 당내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하락을 통합진보당 탓으로 돌렸다.

그는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 특히 당 소속 몇 분의 대권후보들 지지도가 하락하거나 답보 상태에 있다”며 “이것은 우리와 야권연대를 하고 있는 통진당의 문제가 결국 민주당의 책임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통진당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 대권 승리를 위해, 민주당의 지지율과 민주당 대권후보들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달라고 통진당에 공개적으로 요구한다”고 했다.

대구=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김한길#이해찬#민주통합당#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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