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통합진보당 압수수색]“12층서 당원 투신할 수 있다” 매트-구급차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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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비당권파 따로 브리핑… 서로 “네 탓” 공방 벌이기도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경선 증거를 확보하려는 검찰과 이를 막으려는 통진당의 대치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시작해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 등 27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통진당은 국회의원 당선자와 당원 80여 명을 동원해 집행을 막았다.

21일 오전 8시 반경 통진당 당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김재연 이상규 당선자 및 당원 80여 명이 당사 앞을 가로막으면서 대치가 시작됐다. 통진당 여성 당원 20여 명은 당사 앞을 온몸으로 가로막으며 격렬히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12층 당사 유리문이 파손되기도 했다.

당사 밖에서는 통진당 비례대표 15번이었던 황선 씨와 당원 10여 명,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 20여 명이 압수수색 반대 시위를 하며 경찰 20여 명을 뚫고 당사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시위대에 있던 통진당 관계자는 경찰에게 “12층 창문이 완전히 열려 있어 언제라도 뛰어내릴 수 있다. 바로 이 앞에서 분신이 일어난 사실을 모르느냐. 사람이 분신했던 자리인 만큼 빨리 매트를 깔고 구급차를 대기시켜라”라고 요구했다.

통진당 서버 관리업체인 서울 금천구 가산동 ‘스마일서브’ 안팎에서도 당선자들과 당원 30여 명이 업체 서버실에 앉아 압수수색을 막는 등 경찰과 당원의 대치가 이어졌다. 결국 검찰은 이날 오후 11시 반경 업체 사무실 문 앞을 지키던 박원석 김미희 당선자 등을 끌어내고 서버를 확보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의 대립도 벌어졌다. 당권파인 김미희 당선자가 스마일서브 건물 밖에서 대기 중인 당원 50여 명에게 내부 상황을 설명하자 한 당원이 “당권파 때문에 이게 뭐냐”라고 항의했고 이에 반발한 다른 당원이 욕설을 하면서 긴장감이 흘렀다.

통진당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이날 ‘따로 브리핑’을 하는 등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였다. 비당권파 측 혁신비대위 이정미 대변인은 “헌법상 보장된 정당 정치활동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당원비대위 대변인인 김미희 당선자는 당사 출입문 앞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압수수색을 철회하지 않으면 19대 국회에 들어가 검찰과 경찰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당권파인 김선동 의원은 “당원 명부를 이정희 전 대표만 알고 있었던 것처럼 (비당권파 측이) 얘기하는 것은 아주 대표적인 거짓말이다. 지금은 강 위원장이 당을 접수해서 당원 명부도 갖고 있다”며 비당권파를 비판하기도 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합진보당#압수수색#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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