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격전지]서울 서대문을, ‘왕’을 떠난 남자 vs 부친의 4선 지역

  • Array
  • 입력 2012년 4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비운의 왕의 남자’냐, 관록의 ‘정치인 2세’냐.

서울 서대문을에서는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새누리당 정두언 후보(55)에게 민주통합당 김영호 후보(45)가 두 번째 도전장을 냈다. 김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32.1% 득표율로 정 후보(59.1%)에게 27%포인트 차로 패했다. 당시 “정치 신인인데도 ‘MB 바람’ 속에 선전했다”는 평을 들었다.

중앙일보가 2월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야권 단일화 성사 이전인데도 정 후보가 34%로 김 후보(28%)와의 차는 6%포인트에 불과했다. 최근에 실시된 언론사 여론조사는 없지만 각 당은 김 후보가 정 후보를 추격하는 구도로 보고 있다.

정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당시 정무부시장을 지냈고 2007년 대선캠프에서 활약하며 현 정부 출범 직후 ‘왕의 남자’로 불렸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갈등을 빚으며 집권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후 여당 내 대표적 쇄신파로 분류돼 왔다.

정 후보와 창서초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김 후보는 6선 의원인 김상현 전 의원의 셋째 아들이다. 김 전 의원은 서대문에서만 4선을 했다. 18대 총선에서 인지도가 높았던 것은 ‘후농’(김 전 의원의 호)의 후광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인 1호 베이징대 졸업생으로 한중문화연구소장, 한국외국어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을 지낸 중국통이기도 하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으로 외교, 통일 분야를 맡고 있다.

재건축·재개발지역이 63곳에 이르는 서대문구는 여권에 대한 민심이 차가운 편이다. 뉴타운에 정착한 원주민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뉴타운은 정 후보의 공약이었다”며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이에 정 후보는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지역 숙원사업인 서부경전철사업이 무산 위기에 빠졌지만 반드시 조기에 착공하겠다”며 맞받아치고 있다. 김 후보가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점을 겨냥해 책임론을 제기한 것. 서부경전철사업은 장승배기∼세절을 잇는 12.05km 구간의 지하철 사업이다.

지역발전의 핵심인 뉴타운과 경전철사업을 놓고 이 지역 유권자가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지, 어느 후보가 문제 해결의 적임자라고 판단할지에 따라 두 후보의 두 번째 대결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4·11총선#서대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