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회발전 도구로 쓰인다면 정치도 감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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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7개월만에 강연
정치참여 진일보 태도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이 7개월 만에 대중강연에 나서 정치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특유의 모호한 화법으로 즉답을 피했지만 “내가 사회 발전에 도구로만 쓰인다면 정치도 감당할 수 있다”며 정치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존에 비해 진전된 태도를 보였다.

안 원장은 27일 오후 약 1시간에 걸쳐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소통과 공감’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학생들로부터 ‘대선에 출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어떻게 할까요?”라고 반문했다. 학생들이 큰 환호를 보내자 그는 “(좌우) 진영 논리에 휩싸여 공동체 전체의 가치관을 저버리는 판단은 지금까지의 생각과 행보와는 맞지 않는 것”이라며 “정치에 참여한다면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고 공동체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채널A 영상] 대선 출마 시사? “설령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

그러면서 안 원장은 “어떤 분들은 우유부단하다는 표현도 쓰지만 내가 정치를 한다고 하면 제가 공격과 억측의 대상이 되고, 안 한다고 하면 양 정당이 긴장을 풀고 옛날로 돌아갈 것 같다”면서 “내가 우리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은 이 자리에 있으면서 양쪽을 자극해 끊임없이 쇄신의 노력을 다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정치를 할) 자격이 되느냐는 (내가)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대중이 판단할 몫”이라며 “사회적 책무는 내가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다. 지금 정치하는 분들이 잘해주면 내가 나설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얼마 전 정치권에 계신 분을 만났는데 ‘정권을 잡는 법’에 대해서만 얘기하시는 걸 듣고 암담했다”며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건 사회 갈등을 풀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것이고 그런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정권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현상’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구(舊)체제와 미래가치의 충돌’”이라며 “국민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 계층이동이 차단된 사회 구조 등이 모두 구체제”라고 했다. 이어 “우리에겐 미래가치가 더 중요하다. 과거에 집착하는 대신 미래를 얘기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강연#서울대#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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