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비핵화 진전되면 경수로 논의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4일 15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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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이번주 뉴욕서 접촉임성남, 비핵화회담 등 남북대화 제의할 듯

정부는 9·19 공동성명의 취지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면 경수로 제공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4일 북한이 요구하는 경수로 제공 문제에 대해 "9·19 공동성명에 나와 있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으로,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면 다음 단계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5년 6자회담에서 채택된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기존의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면 관계국이 적절한 시기에 경수로 제공을 논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이 당국자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체제에복귀하고 그런 국제기준을 준수해야 경수로 제공 논의가 가능하다"며 "지금 단계에서 논의되는 사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경수로 제공은 이미 폐기된 안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달리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포기와 대북 경제지원 등을 놓고 일괄타결을 시도하게 될 향후 6자회담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경수로 제공 문제도 논의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7일~9일(현지시간) 미국 시라큐스대학교가 주최하는 세미나 참석차 뉴욕을 방문해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을 만날 예정이다.

임 본부장은 리 부상과 면담을 갖고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과 IAEA 시찰단 복귀 등 베이징 3차 북미대화에서 합의한 비핵화 사전조치의 철저한 이행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핵심부분을 폐기하면 그와 동시에 국제사회가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제공하는 정부의 '그랜드바겐' 정책에 대해 재차 설명하면서 비핵화회담을 비롯한 남북대화의 재개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첫 남북 고위급 접촉이 될 이번 회동을 계기로 북측의 통미봉남 기조가 다소 누그러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북측의 태도를 보면 남쪽과는 상종을안 한다는 것인데 만날 기회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누그러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면서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려면 남북관계 진전도 같이 가야 한다. 6자회담에서 그랜드바겐이든 뭐든 할 때 가장 많이 기여할 수 있는 나라가 우리"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6자회담이 성사되면 북한의 비핵화를 대가로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랜드바겐식으로 일괄타결하자는 입장이다.

한편,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7일부터 닷새간의 일정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톰 노닐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6자회담 재개방안 등을 협의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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