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인물-전략-컨트롤타워 ‘3無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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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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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코앞인데 우왕좌왕

“잇단 악재로 위기” 비대위 새롭게 결의 다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들이 12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 중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세연 주광덕 이주영 조현정 이준석 비대위원. 이들은 “잇따른 악재로 총선에서 100석 미만을 얻을 수도 있다”며 새 결의를 다졌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잇단 악재로 위기” 비대위 새롭게 결의 다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들이 12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 중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세연 주광덕 이주영 조현정 이준석 비대위원. 이들은 “잇따른 악재로 총선에서 100석 미만을 얻을 수도 있다”며 새 결의를 다졌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전략도 없고, 사람도 없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12일 이렇게 토로했다. 이날 현재 새누리당 4·11총선 공천 신청자는 650여 명. 공천 신청을 15일까지 닷새 더 연장했지만 18대 총선 공천 신청자(1240여 명) 수를 한참 밑돌 것으로 보인다.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미 ‘지역구 현역 의원 25%(34명) 물갈이’ ‘전체 지역구의 20%(49곳) 전략공천’을 공언했으나 인물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측 관계자는 “현역 의원을 탈락시키려면 더 좋은 사람을 내세워야 하는데 지역에서 그런 인물을 찾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라면서 “인적쇄신을 통해 화룡점정을 찍으려 했지만 용이 이무기로 전락할 판”이라고 말했다.

인물난은 선거 전략을 짜는 데도 큰 장애다. 당장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부산 서부, 이른바 ‘낙동강 전선’만 해도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필두로 일찌감치 진용을 갖추고 바닥 훑기에 들어갔지만 새누리당의 후보군은 오리무중이다.

박 위원장의 핵심 측근은 “거물을 내세워 문 이사장과 정면승부를 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지역밀착형 후보를 내세워 설령 문 이사장에게 지더라도 판을 키우지 않는 게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처럼 판을 잘못 키웠다간 자칫 낙동강 벨트 전체로 친노(친노무현) 바람이 번질 수도 있으니 ‘무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문 이사장을 총선에서 꺾지 못하면 대선 판도도 흔들릴 수 있다는 ‘위협론’이 맞서고 있다는 얘기다.

충청에선 자유선진당과의 선거연대 문제의 정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선진당 지역구 현역 의원 12명의 기득권만 인정하고 나머지 지역구를 챙길 수 있다면 이득이라는 실용론과 공천 신청이 진행된 마당에 조정이 가능하겠느냐는 현실론이 충돌하고 있다. 충청지역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강창희 전 의원과 선진당 권선택 의원의 지역구(대전 중구)가 겹친다는 점도 난제다.

더 큰 문제는 선거 전략과 인물 영입 및 배치를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이다.

이날 비상대책위원 만찬 분위기도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광덕 비대위원은 “잇따른 악재로 (새누리당이) 100석 미만을 얻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을 다시 느끼면서 쇄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게 이심전심으로 갖게 된 결론”이라고 말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만일 (나중에라도 전대 돈봉투) 명단이 밝혀지면 당이 어려운 것 아니냐. 아직은 뭐 알 수 없으니…”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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