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재단의 이사진이 베일을 벗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6일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80)을 재단 이사장에, 고성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54), 김영 ㈜사이넥스 대표(52), 윤연수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49),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54)를 이사에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야당 총재권한대행까지 지낸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을 빼면 유명인사는 눈에 띄지 않는다. “재단 운영을 위한 회계, 창업, 법률, 기부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했다”는 게 안 원장의 설명이다.
재단 설립 실무를 총괄한 강인철 변호사(46)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안철수연구소의 이사를 지낸 윤 교수를 제외한 이사들은 안 원장과 공적으로만 관련 있을 뿐 개인적인 친분이 없다”며 “재단을 사유물로 만들지 않고 사회적 기업으로 안착시킬 전문가를 선임하려는 뜻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박 이사장에 대해 “2004년에 처음 만났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몇 번 만났을 뿐 사적으로 아는 관계는 아니었다. 공적인 인연을 통해 박 이사장에 대해 가졌던 내 생각과 많은 사람의 추천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인 윤 교수는 1999년부터 안철수연구소에서 사외이사, 고문변호사, 비상근 이사를 지냈다. 서울지검 검사이던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로 부인과 자녀, 처제를 잃은 뒤 미국 유학을 떠났다. 검사를 퇴직한 뒤 친구 또는 조언자의 관계로 안 원장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고 부대표는 재단 업무 차원에서 유력한 회계법인의 믿을 만한 전문가를 추천받은 것이라고 한다. 김 대표도 재단의 창업지원 사업에 적합한 인물로 영입한 벤처사업가라는 게 안 원장 측 설명이다. 사이넥스는 의료용품 관련 컨설팅 업체다. 김 대표는 주한미국대사관 선임 상무관을 지냈다.
윤 상임이사는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한국모금전문가협회 이사를 지냈다. 안 원장은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였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했다. 안 원장도 아름다운재단의 이사다.
강 변호사는 “재단 설립에 관한 내 일은 일단락됐다. 재단에 더는 관여하지 않고 기부자로서 남겠다”고 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47)도 재단에 참여한다. 안 원장은 “지난해 청춘콘서트를 함께 진행할 때부터 박 원장의 참여가 이미 계획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재단에서 어떤 직함과 역할을 맡을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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