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한쪽으로 쏠렸나… 잠복했던 세력간 불신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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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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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심위 인선 파열음

3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명숙 대표(왼쪽)가 이인영 최고위원(왼쪽에서 두 번째), 신경민 대변인(오른쪽)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대화에 끼지 않은 김진표 원내대표의 심각한 표정이 이채롭다. 회의 직후 민주당은 공천심사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3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명숙 대표(왼쪽)가 이인영 최고위원(왼쪽에서 두 번째), 신경민 대변인(오른쪽)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대화에 끼지 않은 김진표 원내대표의 심각한 표정이 이채롭다. 회의 직후 민주당은 공천심사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민주통합당은 3일 공천심사위원 인선을 둘러싸고 하루 종일 몸살을 앓았다. 계파 안배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특정 지역에 치우쳐 있다는 게 불만의 핵심이다.

14명의 공심위원 가운데 당내 인사 7명은 모두 옛 민주당 출신이다. 시민통합당 측에선 “시민사회 진영이 철저히 배제됐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문성근 최고위원은 대표경선 때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를 추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날 아침 최고위원 간담회장을 박차고 나간 뒤 최고위원회의에 아예 불참했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문 최고위원이 추천한 인사들과 접촉했지만 그분들이 고사했다”고 반박하는 등 당이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일각에선 “‘혁신과 통합’쪽 사람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 ‘쇼’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통합의 한 축인 한국노총도 분란에 휩싸였다. 한국노총 위원장인 이용득 당 최고위원이 공심위에서 한국노총 인사가 배제되는 데 동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내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노총은 6일 중앙정치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다.

당내에선 통합 이전부터 잠복했던 세력 간 불신이나 입장차가 공심위 구성을 계기로 폭발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총선을 앞두고 갈등을 조기에 해결하지 못하면 당의 실질적 결합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지역 안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불만도 많다. 당내 인사 7명 가운데 호남은 우윤근 의원이 유일하고 영남 출신은 한 명도 없다. 한 호남 지역 의원은 “호남 공천배제의 사전포석”이라며 “호남이 천형(天刑)을 짊어진 것처럼 홀대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장세환 의원은 “비(非)친노(친노무현) 그룹과 영호남에 대한 배려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특정계파와 특정지역만을 위한 불균형 인사”라고 꼬집었다.

여성운동가 출신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도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조은 동국대 교수는 한국여성학회 회장을,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 대표를 지냈다. 최영희 의원도 여성민우회 출신이다. 한 예비후보자는 “경제나 복지 전문가는 어디 갔나”라며 “끼리끼리 친한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공정한 룰이 적용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검찰 고위간부 출신이 공천위원장을 맡은 한나라당과 달리 민주당 공심위엔 검사 출신이 원천 배제됐다.

신경민 대변인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조정 과정이 복잡해 통합 정신의 뜻을 살리지 못한 결과가 나온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게 한명숙 대표의 입장”이라고 다독였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공심위원#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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