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35억’ 운명의 시간 째깍째깍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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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소때까지 사퇴거부→유죄확정땐 선거비용 반납해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가 후보자 매수 혐의로 구속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21일 기소하기로 하면서 곽 교육감의 사퇴 문제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곽 교육감이 직을 유지한 채 기소됐다가 유죄가 확정되면 지난해 보전받은 선거비용 35억2000만 원을 모두 반납해야 해 더더욱 그렇다. 공직선거법(제265조의 2 등)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기소 이전에 사퇴하면 재판 결과에 관계없이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내놓지 않아도 된다.

검찰의 기소는 정확하게 말하면 수사팀이 공소장을 법원에 제출할 때 완성된다. 따라서 검찰이 법원에 공소장을 제출한 직후부터는 곽 교육감은 무죄나 당선무효형(벌금 100만 원 이상) 미만의 형을 받아야 선거비 반납을 피할 수 있다.

곽 교육감에게 적용된 후보자 매수 혐의(공직선거법 232조1항2호)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도록 돼 있다. 다른 선거법 위반에 비해 형이 무겁다. 결국 무죄로 결론나지 않으면 그가 감당하기 힘든 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곽 교육감은 20일까지 구속 이후 3차례에 걸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한 차례도 언급한 적이 없다. 다만 이날 구치소에서 네 번째 공무상 접견을 통해 손웅 교육정책국장, 김홍섭 평생진로교육국장, 정재성 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에게 ‘사퇴 불가’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교육청의 한 관계자도 “곽 교육감은 사퇴 의사가 전혀 없다”고 했다. 진보진영이 곽 교육감의 혐의에 대해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돈 문제 때문에 사퇴를 결심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속 기소되면 곽 교육감은 직무 집행이 정지되고 임승빈 부교육감이 권한 대행을 맡게 된다.

국감증인출석요구도 거부

한편 구속수감 중인 곽 교육감은 23일로 예정된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 증인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20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시교육청 국감에 곽 교육감이 기관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19일 보냈다. 그러나 곽 교육감은 20일 공무상 접견에서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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