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원순, 기호2번의 힘을 아는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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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정당’ 위기에 입당 압박
“黨후보 액세서리 만들면 안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선 “당 후보를 액세서리 후보로 만들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선거가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기호 2번’인 당 후보를 본선에 진출시키지 못할 경우 ‘불임(不姙) 정당’임을 자인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 이하 전 당원이 한 덩어리가 돼 민주당 후보를 야권의 단일후보로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손 대표를 압박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무소속 후보가 (서울시장) 경선 후보가 되더라도 민주당에 입당해 민주당 후보로 등록한다는 전제가 서지 않으면 후보 단일화 경선은 있을 수 없다”며 “통합은 당 대 당을 상대로 하는 작업이지 일부 세력이나 단체는 통합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예비후보들도 박원순 변호사를 견제하는 움직임을 가시화했다. 박영선 후보는 불교방송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박 변호사는 훌륭한 분이지만 해온 일과 서울시정과는 차이가 많다”며 “박 변호사는 정치에 입문하지 않아 기호 2번의 힘을 잘 모를 것”이라고 꼬집었다. 천정배 후보는 노원구민회관에서 열린 경선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박 변호사는 좋은 인물이지만 민주당에 들어오지 않겠다는 말에 자존심이 상했다”며 “이번 경선은 민주당을 살리느냐, 아니면 이대로 사라지느냐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여성 후보 가산점 문제도 쟁점으로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당헌, 당규상에 전현직 서울시장을 제외한 여성 후보에게 20%의 가산점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규정대로라면 박영선 추미애 후보가 가산점을 받게 되지만 천정배 신계륜 후보는 “지나친 혜택”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 때는 한명숙 후보가 가산점을 받지 않겠다고 해 부여되지 않았다. 정장선 사무총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선은 여론조사와 현장투표를 50%씩 반영하는 방식인데 현장투표에 대해서만 20%의 가산점을 주는 방안 등을 후보들과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박 변호사는 “시민사회가 기계적 중립으로 간다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며 출마 배경을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19일 최규엽 새세상연구소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키로 했다. 새세상연구소는 민노당의 정책연구소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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