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다음달 중순 美 국빈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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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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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 ‘적극적 무역확대 선언’ 준비… 美 FTA 비준땐 축제분위기 속 양원 연설

2년전 백악관의 추억 2009년 6월 16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집무실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2년전 백악관의 추억 2009년 6월 16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집무실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 달 중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김윤옥 여사와 함께 미국을 국빈방문(official state visit)한다고 한미 양국이 14일(한국 시간) 오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오바마 대통령과 모두 다섯 차례 정상회담을 했지만 미국 국빈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국빈으로 외국 정상을 초대한 것은 인도와 멕시코, 중국, 독일에 이어 다섯 번째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인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첫 미국 국빈 방문을 했지만 당시엔 경제위기를 맞은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 지원을 받은 비상 상황인 데다 역사적인 여야 정권교체 직후라는 점에서 지금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현재는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시즌에 돌입한 상황이며, 이 대통령은 임기 말로 접어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대부분 일정을 재선 캠페인에 집중하고 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이 대통령을 국빈 초청한 것은 찰떡 공조를 보이고 있는 한미동맹 관계와 두 사람의 끈끈한 유대관계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전언이다.

이 대통령은 다음달 12일 미국에 도착해 13일 워싱턴에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경제관계 증진, 한미 동맹관계의 성과 점검 및 발전 방향,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 공조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 내외는 이날 저녁 이 대통령 부부를 위해 국빈만찬을 베푼다. 이 대통령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공동주최 오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15일 귀국한다.

백악관은 제이 카니 대변인 명의로 된 성명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동맹과 글로벌 파트너십, 경제적 유대관계의 심화를 상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국빈방문 이전에 미 의회에서 한미 FTA가 통과될 경우 이 대통령이 상하원합동 의회연설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 정부는 이 대통령의 방미를 미 의회에서 한미 FTA가 통과된 이후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치를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백악관, 국무부 등과 물밑 접촉을 통해 꾸준히 국빈방문 계획을 타진해오다 올 상반기에 초청 의사를 받은 것.

이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한미 FTA 비준안 처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실무진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두 정상이 한미 간 무역의 적극적인 확대를 선언하는 방안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하원이 7일 한미 FTA 비준을 위한 ‘5단계 절차’ 중 첫 단계인 일반특혜관세(GSP)제도 연장안을 만장일치로 처리한 데 이어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한미 FTA 비준을 위한 관문인 무역조정지원(TAA)과 GSP제도 연장안을 상원에서 처리하겠다고 13일 밝혔다. 미국은 FTA 비준 ‘카운트다운’에 사실상 돌입한 상태다.

미 의회가 10월에 FTA 비준안을 처리하고 양국 정상이 FTA를 통한 무역 확대를 약속한다면 한국 국회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은 FTA 이행법안에 비준안과 국내법 개정이 묶여 있지만 우리는 비준안과 13개 관련 부수법안을 각각 따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없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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