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튀 안통해”… 靑, 정책이행 확인 나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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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공직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발튀(발표하고 튄다)’를 막기 위한 고강도 정책이행 점검에 나선다. ‘발튀’란 정책을 그럴듯하게 발표해 놓고 여론의 추이를 보아가며 실행을 하지 않는 현상을 꼬집는 공직사회의 신조어다. 특히 주무 당국자가 다른 자리로 옮겨간 뒤 후임자가 전임자의 정책을 챙기지 않으면서 발표된 정책이 흐지부지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이미 발표된 주요 정책 가운데 실행이 뒷받침되지 않은 것을 파악해 잘 마무리하자’는 취지로 참모들에게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올 6월 녹색성장위원회의 보고를 받은 뒤 “녹색성장 정책과 관련해 약속한 정책이 얼마나 진행되는지 국민에게 보고해 드리는 게 도리”라고 말한 데 이은 두 번째 이행점검 지시인 셈이다.

정부는 이 대통령이 단호한 의지를 거듭해서 밝힘에 따라 교육 재정 보건복지 등 주요 정책에 대한 점검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또 그 결과를 수시로 발표하는 것 이외에도 6개월마다 백서를 발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7일 그린카(전기차) 및 공공기관의 에너지효율화를 테마로 하는 제1차 녹색성장이행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10월에는 신재생에너지 연구 및 보급, 11월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보급 실태가 잠정적인 점검 대상이라는 게 녹색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 총리는 이번 주 국무회의를 마친 뒤 이행점검회의 결과를 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할 계획이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34년간 법관으로 일했고 감사원장까지 지낸 김 총리는 공직자들의 (발튀) 관행에 대해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1차 점검회의 때도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단임제하에서 집권 4, 5년차를 맞아 일부 공직자가 약속 이행보다는 ‘다음 정권’에 관심을 더 보이면서 업무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현상을 줄이는 데도 이행점검 작업이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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