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회고록 출간]YS “그 양반 지금 어떤 상태냐”… 현철씨 “사실 관계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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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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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인사들 반응

노태우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1992년 대선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YS)에게 선거자금으로 3000억 원을 줬다”는 내용을 밝힌 데 대해 당사자인 김 전 대통령은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10일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을 보고받은 뒤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 양반 지금 어떤 상태냐”며 노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물어봤다고 김기수 비서실장이 전했다.

김 비서실장은 “노 전 대통령은 수년 전부터 건강이 극도로 좋지 않은데 자서전을 누가 썼다는 것이냐”며 “책을 팔아먹으려고 누군가에 의해 기획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YS 대선자금 3000억 지원’에 대해 “당시 당의 총재가 노 전 대통령이었고 총재가 당에 돈을 주는 건 당연한 것이었다”며 “그건 당에 돈을 준 것이지 당 대표였던 김 전 대통령에게 돈을 준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도 “사실 관계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회고록에 “노 전 대통령이 1000억 원의 선거자금을 내려 보내자 김 전 대통령이 감사 전화를 했다”는 대목에 대해 김 비서실장은 “당 총재가 당에 선거자금을 내려 보내주니 당 대표로서 감사 전화를 하는 게 예의 아니겠느냐”며 “그 돈은 민주주의와 정당 발전에 쓰라고 준 돈이지 통치자금으로 개인적으로 쓰라는 돈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노 전 대통령이 후임인 김 전 대통령을 위해 청와대 금고에 100억 원을 남겨놓았다는 데 대해서도 김 비서실장은 “(김 전 대통령이) 금고를 다 뜯어냈는데 (금고에 돈이 있었다는 게) 무슨 소리냐”며 “비자금을 후임자에게 전달하지 못해서 본인이 갖고 있었다고 한 부분도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을 감방(감옥)에 넣었다고 이렇게 (김 전 대통령의) 뒤통수를 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들이기 때문에 별도로 대응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15년 전 구치소에 있을 때부터 본인의 집필과 구술을 통해 쓰여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의전수석비서관을 지낸 이병기 여의도연구소 상임고문은 “(회고록에 쓰여진 대로) 당시 모든 대선자금 창구가 청와대였던 것은 사실이었다”며 ‘YS 대선자금 3000억 지원’에 대해서도 “정확한 액수는 모르지만 없는 돈을 줬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6·29 선언 실무 작업에 참여했던 그는 “6·29 선언을 본인이 결단했다”는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 부분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결정한 것이 맞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해볼래?’ 해서 노 전 대통령이 받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YS보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에 대해 오히려 긍정적 평가가 많은 이유에 대해 “DJ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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