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사비 들여 청문회 리허설”… 野 “컨설팅社 대역까지 동원”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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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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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차트 들고 답변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가 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재산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준비해온 수입·지출 명세 차트를 보여주며 해명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차트 들고 답변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가 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재산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준비해온 수입·지출 명세 차트를 보여주며 해명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는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사실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한 후보자는 1998년과 2002년 두 딸이 각각 중학교에 진학할 때 배우자와 딸의 주소를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에서 용산구 이촌동으로 옮겼다.

그러나 한 후보자는 병역 면제 의혹 등 다른 의혹들은 사실이 아니라며 적극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친분으로 SK 관련 수사(최 회장의 1000억 원대 부당 선물 투자 의혹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한 후보자는 최 회장과 테니스를 자주 치고 처남은 SK 상무이며 윤진원 SK 부사장은 한 후보자가 부장검사였을 때 부부장검사였던 인물”이라며 “최 회장의 1000억 원대 선물 투자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도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최 회장과 과거 테니스를 친 적이 있지만 서울중앙지검장이 된 뒤에는 최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며 “공사 구별은 철저히 했다”고 부인했다. 미국에 있는 한 후보자의 형과 이명박 대통령 간 친분이 인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 대해선 “형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 사실무근”이라며 감정에 복받친 듯 울먹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김경준 씨가 조만간 형 집행 정지를 신청하면 미국으로 추방조치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는 민주당 이춘석 의원의 질의에 “(김 씨의) 형 집행 절차를 바꿔주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불허 방침을 분명히 했다. 2007년 대선 당시 BBK 의혹을 제기했다가 고발된 적이 있는 박영선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이 건으로 얼마나 고통을 받았는지 아느냐”며 10여 분간 눈물을 흘리며 관련 질의를 했다.

“두 딸 위장전입 깊이 반성… 공안수사 인력 늘려 강화”

한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남한 지하당 ‘왕재산’ 사건 수사와 관련해 “그동안 공안이 약화된 측면이 있는데 인력을 더 지원하고 인사상 혜택을 주겠다”며 공안 수사강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선 한 후보자가 컨설팅회사 전문가에게 자문하며 리허설을 실시한 사실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민간 컨설팅 업체를 통해 청문회 연습을 미리 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한 후보자는 “리허설은 한 적이 있다. 비용은 사비로 지불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단순한 모의 연습이 아니라 ‘가게무샤(대역)’까지 동원해 의원들 질의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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