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첫날부터 홍준표 신임 대표에 “그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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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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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에 측근 기용? 캠프 인사처럼 하면 내가 문제제기”■ 한나라 새 지도부 삐걱

한나라당 홍준표 신임 대표(왼쪽)와 유승민 최고위원이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날 ‘계파 해체’와 ‘당정청 관계 개선’을 집중 논의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나라당 홍준표 신임 대표(왼쪽)와 유승민 최고위원이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날 ‘계파 해체’와 ‘당정청 관계 개선’을 집중 논의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5일 당무를 시작한 한나라당 홍준표 신임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계파 타파’를 제시했지만 그 실현 방안과 당직 인선을 놓고 첫날부터 당 지도부 내 갈등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홍 대표는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에 앞서 신임 최고위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계파 해체는) 국민이 바라는 것이고 국민이 보기에도 중요한 일”이라며 “앞으로 계파활동을 하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안 줄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경선 기간에 부패 부도덕 무능을 공천 배제 사유로 제시했지만 여기에 ‘계파활동’까지 포함시킨 것이다.

그러나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각 계파를 공정하게 취급하면 되지 (공천 배제 등으로) 불이익을 주는 건 옳지 않다. 그러면 나부터 공천이 안돼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계파 해체는 (강제적으로 되는 게 아니라) 탕평인사와 소통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 최고위원은 이후 기자들을 만나서도 “공천 논의가 잘못되면 집단 탈당사태가 발생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며 “정책보다 공천 얘기를 먼저 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공천 배제는 계파활동에만 ‘전념’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이익을 얘기한 것”이라며 “계파 해체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해 달라”고 한 발 물러섰다. 그는 또 “당직인사에서 계파를 떠나 능력에 따른 탕평인사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홍 대표는 다른 최고위원들이 나간 뒤 유 최고위원과 단 둘이 당직인사와 공천원칙에 대해 논의했다.

계파 해체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 친이계 초선 의원은 “이번 전대에서 상대적으로 소수파가 된 이재오 특임장관 중심의 친이계는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계파 해체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또 내년 총선에도 여전히 청와대와 박 전 대표가 버티고 있을 텐데 별다른 세력이 없는 홍 대표가 강한 공천권을 행사하면서 그것을 지렛대 삼아 계파를 해체를 할 수 있겠느냐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 공포’는 당 저변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경선 과정에서 홍 대표를 지지하지 않은 의원들이 홍 대표의 경선 승리 뒤풀이 자리에 대거 몰려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재선의 김정권 의원을 당 사무총장으로 잠정 결정했다. 당 대변인으로는 남성 몫으로 재선의 김기현 의원, 여성 몫으로는 초선 비례대표인 정옥임 의원으로 가닥이 잡혔다. 대표비서실장에는 초선의 이범래 의원이 확정적이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홍 대표가 이르면 6일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후속 당직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당직 인선 구상이 당 지도부 내 갈등의 불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무총장과 대변인에 잠정 결정된 의원들은 이번 전대에서 홍 대표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의 공천작업을 실무 지휘할 사무총장에 홍 대표의 최측근을 임명하면 홍 대표가 이날 밝힌 ‘계파 해체’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유 최고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새 지도부가 화합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경선) 캠프 인사처럼 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렇게 된다면 내가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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