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난사해 4명 죽인 김 상병, 병원에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4일 1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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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2사단의 해안 소초에 근무 중이던 병사가 4일 내무반에서 K-2 소총을 난사해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했다.

우수한 자원들이 입대하는 해병대에서 사상 초유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기강이 총체적으로 해이해졌다는 비판과 함께 지휘체계 문책이 뒤따를 전망이다.

해병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0분 경 2사단의 강화도 해안 소초에서 김모 상병(19)이 K-2 소총을 내무반에서 난사해 야간경계 근무를 마치고 잠을 자던 이승훈 하사(25), 이승렬 상병(20), 박치현 상병(21), 권승혁 일병(20)이 사망했다.

권 혁 이병(19)은 다리에 총상을 입었고, 김 상병은 총기 난사 직후 내무반에 붙어 있는 창고 용도의 격실로 이동해 자살하려고 수류탄 한 발을 터트렸으나 가벼운 부상에 그쳤다.

특히 지난 3월 21일 입대해 지난달 15일 2사단에 배치된 권 이병은 김 상병이 내무반에서 K-2를 난사하자 그의 총기를 붙잡고 문밖으로 밀쳐내고 안에서 문을 잠가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그는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총기를 발사한 김 상병은 당일 근무자가 아니었으며 취침 시간인 오전 10시 경 주간 2직 근무자 교대시 상황실 총기 보관소(총가)에서 K-2 소총과 실탄, 수류탄을 훔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병대는 밝혔다.

해병대는 "현장에서 3명이 사망했으며 박치현 상병은 강화병원에서 응급처치 후 헬기로 국군수도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고 말했다.

사고자인 김 상병은 얼굴 등에 상처를 입고 김포 우리병원으로 후송된 뒤 응급처치를 받고 국군수도병원을 거쳐 국군대전병원으로 이송돼 격리 치료와 함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상병은 병원으로 후송 도중 심하게 난동을 부려 진정제가 투여됐으며 의식은 또렷하지만 조사과정에서 진술을 거부하고 있고 툭하면 난동을 부리려는 자세로 조사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는 사건 직후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을 반장으로 사고 조사반을 편성하고 해병대 소속 헌병과 감찰요원, 해군본부 감식반을 현장에 파견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고 원인을 확인 중이며, 가해자의 치료 및 심리상태 등을 고려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현장에 국방부와 해군본부, 해병대사령부에서 사고조사반이 긴급 투입되어 사건 현장을 보존하고 감식 중이며 피해자 유족에게 사고현장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한 소초에는 소대장을 포함해 30여 명이 근무 중이었지만 총기가 발사된 내무반에는 10명 미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관계자는 "총기에서 몇 발이 발사됐는지, 당시 생활관에 몇 명이 있었는지는 아직 모른다"면서 "K-2 소총의 탄창에 기본적으로 20발이 들어가는데 공포탄을 포함해서 15발을 채우고 있다"고 밝혀졌다.

대학을 다니다 입대한 김 상병이 총기를 난사한 원인에 대한 규명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해병대 측은 아직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조사반은 김 상병이 선임병들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을 가능성을 우선 염두에 두고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대 총기 난사 사건은 지난 2005년 6월 19일 경기도 연천군 중면 최전방 GP 내무반에서 김동민 일병(당시 22)이 수류탄 1발을 던지고 K-1 소총 44발을 발사해 8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한 이후 6년여 만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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