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위 공청회서 정치권-재계 대립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9일 1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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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체장 불출석' 성토..최중경 불참 `눈총'

포퓰리즘 논란을 두고 장외 공방을 벌였던 정치권과 재계가 이번에는 얼굴을 마주한 상태에서 다시 한 번 대립각을 세웠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29일 개최한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공청회에서다.

여야 의원들은 공히 납품단가 후려치기, 문어발식 사업확장 등 대기업의 횡포를 질타했고, 재계는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공청회 불출석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주무 장관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도 불참해 눈총을 받았다.

◇정치권 "상도의 실종"… 재계 "기업 활동 위축 우려"

공청회는 대기업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최근 경제단체장들이 정치권의 법인세 감세철회, 반값등록금 정책 등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것을 의식한 듯 작심 발언이 적지 않았다.

김영환 지경위원장(민주당)은 공청회에 앞서 "세 분의 경제단체 대표들이 국회에 포퓰리스트라는 낙인을 붙였다"며 "국회가 나라도, 기업도 안중에 없이 표만 생각하는 무책임한 정치집단으로 내몰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은 "타이슨 같은 권투 선수가 아마추어 선수랑 한 판 붙자고 한다면 과연 국민들이 이해하겠느냐. 어린아이 손목비틀기를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대기업이 단가를 후려치고 지네발 식으로 업종을 침해하는데 어느 중소기업이 버티겠느냐"며 "상도의를 잃은 것은 물론 기업가 정신도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동응 경총 전무는 "동반성장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자칫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중소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시장경제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도 "동반성장은 누군가 일방적, 시혜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자발적으로 하는 게 모양새가 훨씬 더 좋다"고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경제단체장 불출석 질타… "최중경 국회 출입말라"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경제단체장들이 불참한 것에 대해 "오만불손한 작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제단체장을 대신해 출석한 인사들을 회의장에서 내보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재계 인사들은 하나같이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 참석을 못한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몸을 낮췄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최중경 장관이 코스닥대상 시상식 참석을 이유로 공청회에 불참한 것에 대해 "제1차관이 장관을 대행하고 장관은 청와대나 왔다갔다하도록 하는 게 속 편할 것같다"고 비꼬았다.

김영환 지경위원장은 "이렇게 국회를 무시하는데 전경련 회장에게 배운 것이냐"며 "오늘 안 오면 상임위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편 이날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배석자로 참석함에 따라 초과이익공유제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은 최 장관과의 조우가 관심을 모았으나 최 장관의 불참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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