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중진들 너도나도 대권도전 시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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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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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급’ 중량감 키워 내년 총선 살아남기?

4·27 재·보선 패배와 쇄신의 주도권을 둘러싼 신·구주류 간 갈등으로 어수선한 한나라당 내에서 최근 일부 중진 의원들이 내년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당 일각에서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도 미미한 이들의 진짜 목표는 대선이 아니라 내년 총선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중진 의원도 총선 공천과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지도와 존재감을 ‘대선주자급’으로 키워 총선에서 살아남으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안상수 전 대표는 8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더 높은 꿈, 더 큰 일을 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을 갖겠다”며 경선 출마를 강력히 시사했다. 안 전 대표는 측근들에게도 경선 출마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소장파 리더 격인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도 지난달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내년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의원과 함께 쇄신을 주도하고 있는 소장파 의원들도 남 의원의 경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소장파의 다른 한축인 정두언 의원도 “조기 전당대회에는 남 의원 대신 다른 후보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 여부에 말을 아껴온 이재오 특임장관도 최근 측근들에게 대선 경선 출마 의지를 밝히고 준비하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장관은 내년 경선에서 친이(친이명박)계 후보를 지원해 다시 ‘킹 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이 대통령의 비전과 철학을 계승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당의 주춧돌 역할을 해야 할 이들이 위기극복에 힘을 보태기보다 ‘체급 과시’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당헌·당규상 당권-대권 분리 조항 때문에 다음 달 말 조기전대가 열려도 유력 대선주자들의 출마 없는 ‘도토리 키재기식’ 당 지도부 경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대선 출마 운운하는 중진 중에는 재·보선 패배에 책임이 있고 쇄신의 대상이 된 사람도 있다”면서 “전대에조차 나설 수 없는 양반이 무슨 명분으로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냉소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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