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권력이동]MB “靑개편, 與 새 지도부 정착되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전대 뒤로 미뤄질 가능성…
任실장 교체론 수그러들면 당초 ‘대폭’보다 물갈이 줄듯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참모들에게 “청와대 개편은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가 정착될 때까지는 기다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떠나기에 앞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모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는 청와대 개편이 미뤄질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른 참모도 “개편 규모도 ‘대폭 물갈이’와는 거리가 있을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런 의중을 밝힘에 따라 청와대 ‘대폭 개편’의 가늠자로 간주되던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교체 문제도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황우여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참 잘된 결과다. 당의 활력을 부를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비주류의 당선이라는) 이런 결과를 나도 대충 짐작은 했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참모들은 이 대통령이 ‘당의 활력’이라는 표현을 쓴 점에 주목했다. 단순히 승자에게 던지는 덕담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국정 어젠다를 제시하면 한나라당이 입법 과정을 통해 정책에 반영하던 그간의 국정운영 방식에 변화가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국정을 주도하고 청와대와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새로운 틀을 수용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한 참모는 “앞으로 당청 관계는 2인3각과 같은 대등한 관계가 성립될 수도 있고, 더 적극적으로 보면 당이 이끌고 청와대가 대통령의 지원사격을 통해 충실히 돕는 형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한나라당 선도론’이다.

물론 청와대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선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 재정 건전성을 해쳐선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넘지 않는 선이라면 당청이 민심을 헤아려 정책 방향을 잡을 때 정부가 예산 등 실무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