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손학규, 날개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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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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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텃밭’ 분당을서 강재섭 꺾어9년만에 원내 재입성… 대권 행보 탄력

손학규 “이겼다” 27일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이날 저녁 분당구 정자동 선거사무소에 나와 환호하는 당원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있다. 한나라당 강세지역으로 꼽혀온 분당을에서 승리한 손 대표는
야권 내 차기 대선후보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에 올랐다. 성남=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손학규 “이겼다” 27일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이날 저녁 분당구 정자동 선거사무소에 나와 환호하는 당원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있다. 한나라당 강세지역으로 꼽혀온 분당을에서 승리한 손 대표는 야권 내 차기 대선후보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에 올랐다. 성남=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원내(院內)로 진입한다. 2002년 5월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지 9년 만이다. 그것도 민주당에서 ‘사지(死地)’로 불려온 경기 성남 분당을에서의 당선이다. 손 대표는 당선 확정 직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실망, 변화와 미래에 대한 희망이 분당을 통해 표출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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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강남’으로 불려온 한나라당 텃밭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손 대표는 명실상부한 야권의 차기 대권후보로서의 행보에 탄력을 받게 됐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경남 김해을 선거에서 패하면서 손 대표 쪽으로 힘쏠림 현상이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자신의 낮은 지지율 때문에 반신반의하던 호남권 민심에도 얼굴을 들게 됐다. 민주당의 한 3선 의원은 “당 안팎에 ‘박근혜 대세론’에 정면승부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게 됐다”고 평가했다.

당 장악력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5월 13일로 예정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에게 이번 선거는 지난 대선 직전인 2007년 3월 한나라당 탈당을 결행한 이후 최대의 모험이었다. 이기면 당 장악과 원내 진입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되지만 반대 결과가 나오면 정치생명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어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분당이 ‘한나라당 텃밭’이고, 이렇다 할 후보가 없어 직접 출마를 감행했지만 질 경우 책임론은 피하기 어려웠다. 지난달 30일 ‘선공후사(先公後私)’를 내세워 출사표를 던진 다음 날부터 선거 총사령탑으로서, 동시에 분당을 후보로서 하루 4시간씩 자면서 분당을을 비롯한 선거 지역을 누비는 강행군을 했다. 그가 “4·27 재·보선 결과를 통해 제가 가야 할 길을 찾겠다” “내 운명을 맡기겠다”는 등 여러 차례 정치생명을 걸겠다는 결기를 보인 것은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이기도 했다. 한 초선 의원은 “당을 위해 헌신한 ‘손학규 식 희생정신’이 ‘노무현 정신’에 비유되면서 한나라당 탈당 전력으로 인한 철새논쟁도 깨끗하게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나라당이 분당을에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내세우려 하는 등 숱한 공천논란을 겪으며 적전분열한 것은 손 대표로 하여금 상대적으로 쉬운 싸움을 할 수 있게 해줬다. 이번 선거로 손 대표는 대선을 향해 비상할 수 있는 날개를 달았다. 하지만 대선이라는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와 보궐선거는 차원부터 다르다는 점이 손 대표가 넘어서야 할 정치적 장벽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손학규 당선자


△경기 시흥(64세) △경기고, 서울대 정치학과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 △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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