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민노, 호남 첫 금배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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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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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순천 김선동 당선

야권 단일후보로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승리한 민주노동당 김선동 당선자. 순천=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야권 단일후보로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승리한 민주노동당 김선동 당선자. 순천=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민주당의 ‘텃밭’ 호남에서 처음으로 진보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배출됐다. 민주노동당 김선동 당선자는 27일 전남 순천 보궐선거에서 36.2%의 지지를 받아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 6명을 모두 제쳤다. 김 당선자는 이날 밤 당선확정 직후 “야권연대와 정권교체의 의지를 보여준 민심의 선택”이라며 “순천의 민심이 김해, 분당, 강원으로 퍼져 나가서 결국 야권연대의 승리가 정권교체 실현의 희망과 확신을 국민들에게 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당은 그동안 울산 북구와 경남 창원 사천 등 영남권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배출했으나 호남에서는 한 석도 얻지 못했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 야권연대를 공고히 하겠다는 차원에서 일찌감치 ‘순천 무공천’ 방침을 정했고 민노당이 그 자리를 채웠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조순용 후보와 구희승 후보는 각각 득표율 2, 3위를 기록했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순천지역 민주당 고정표가 분산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당선자는 고려대 운동권 출신으로 1988년 미국문화원 점거로 옥고를 치렀다. 2002년부터 민노당 순천지역위원장을 맡았고 2004년 6·5 재·보선에서 민노당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2006∼2008년 민노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김 당선자는 ‘야권 단일후보’를 내세우며 무소속 후보들과 경쟁했다. 무소속 후보들은 ‘당선 후 민주당 복당’을 무기로 지역 주민들에게 애정공세를 펼쳤다. 이 때문에 선거 초반 후보들이 각축을 벌이는 형세였으나 민주당 지도부가 단일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서면서 판세는 서서히 갈렸다. 일부 무소속 사이에서는 막바지에 ‘무소속 단일화’가 제기됐으나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김 당선자는 표 분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일단 야권 단일후보가 무난히 당선되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연대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내년 총선 때부터 야권연대가 계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역민심이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모 최고위원이 최근 민노당 후보를 현장 지원하려는 것을 지역 청년당원들이 막으려 했던 적도 있다”며 “당장은 무공천으로 흐트러진 지역 조직을 다시 추슬러야 한다”고 말했다.

민노당도 이번 호남 국회의원 배출로 내년 총선까지 호남권에서 ‘진보정당 바람’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민노당의 이번 승리는 민주당의 무공천과 후보 난립이라는 두 가지 호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노당이 민주당과 겨뤄서 호남권에서 추가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 고흥(43세) △순천고, 고려대 물리학과(3년 제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남동부지구협의회 조직국장 △민주노동당 전국집행위원, 전남도당 대표·사무총장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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