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정상철 강원 양양군수 농민으로 3전4기…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민노 5년만의 탈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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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길끄는 기초단체장 당선자

4·27 기초자치단체장 재·보궐선거에서도 화제의 당선자가 많았다.

직업이 농민인 정상철 강원 양양군수 당선자(66·민주당)는 3전4기 만에 마침내 꿈을 이뤘다. 정 당선자는 1998년, 2006년, 지난해 6·2지방선거 등 세 차례 양양군수에 출마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특히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1998년 선거에서는 당선자와 불과 148표 차로 떨어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정 당선자는 10여 년 동안 권토중래, 와신상담의 세월을 보냈다는 것이 주변의 설명이다. 정 당선자 캠프 관계자는 “정 당선자가 중간에 포기하기보다 선거전에서 늙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한 번은 당선되겠다는 각오로 선거전에 임했다”고 전했다. 정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과반인 50.6%의 득표율로 당선이 확정된 직후 “주민들 신뢰 덕분에 마침내 3전4기의 신화를 이뤘다”며 “양양국제공항 활성화, 관동대 양양캠퍼스 기능 전환, 설악산 오색로프웨이 친환경 설치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아래에서 행정2부시장을 지낸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당선자(59·한나라당)는 당선 직후 “침체된 중구를 명품도시 중구로 바꾸라는 구민의 엄중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최 당선자의 당선증 교부 장소에는 이 지역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나와 당선의 기쁨을 나눴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 출신답게 이 지역 문화 및 자연자원 보전과 지역개발의 조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박성민 울산 중구청장 당선자(52·한나라당)는 “울산 중구에 혁신도시가 유치되면서 울산의 중심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며 “소외된 사람이 없는 중구, 장애우들이 불편하지 않은 중구, 어렵게 생활하는 주민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중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공약으로는 구청장 직속 일자리 창출 전담부서 신설과 맞춤형 인력공급센터 건립, 태화시장과 옥골시장 아케이드 설치, 문화예술테마거리 조성 등이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 공천으로 구청장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민주노동당의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당선자(47)는 3번의 도전 끝에 전통적인 노동계 텃밭에서 구청장 자리를 민노당이 탈환하는 주역이 됐다. 울산 동구는 민노당 구청장을 연속으로 3번이나 배출한 민노당의 전통적인 텃밭이었다. 그러나 2006년에는 무소속, 2010년에는 한나라당에 구청장 자리를 빼앗겼다가 5년 만에 김 당선자가 구청장직을 되찾아왔다.

김 당선자는 “진보정치야말로 주민과 노동자 서민을 위한 정치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주요 공약으로는 1박 2일 체류형 관광 육성과 비정규직 지원센터 및 제2인생설계 지원센터 설치, 영세상인 저금리 소액대출 지원, 방어진항 복원사업 추진,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 등이다. 노동운동을 주도하다 집시법을 위반한 전과가 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노동당 공천으로 동구청장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충남 태안군수 재선거에서 승리한 진태구 당선자(66·자유선진당)는 “처음 군정을 맡았을 때처럼 겸손한 마음으로 군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과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태안군수에 당선됐으나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김세호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유효투표수(2만7586표)의 44.01%인 1만2143표를 얻어 8318표(30.15%)를 얻은 한나라당 가세로 후보를 따돌리고 3번째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진 당선자는 “기름 유출사고의 배·보상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고 얼어붙은 태안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남 화순군수 재선거에서는 홍이식 후보(53·민주당)가 전국 첫 ‘부부군수’로 화제를 모았던 무소속 임호경 후보(59)를 누르고 당선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는 홍 당선자는 홍기훈 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군의원 2번, 도의원에 3번이나 당선됐다. 도의원 3번 가운데 2번은 무투표로 당선될 정도로 지역 내 지지기반이 탄탄하다. 부인 구현옥 씨(50)는 최근까지 미용실을 하며 남편을 뒷바라지했다. 홍 당선자는 당선 소감으로 “이제 겨우 계당산(桂棠山) 계수나무 숲에서 가지 하나를 얻은 셈이요, 곤륜산(崑崙山)에서 나는 옥 한 조각을 얻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진(晋)나라 문신 극선(극詵)이 뛰어난 성적으로 과거에 급제한 뒤 황제가 그의 학식과 재능을 칭찬하자 겸손하게 말한 데서 유래했다. 홍 당선자는 당초 원문의 계림(桂林)을 화순군에서 유명한 해발 550m의 계당산으로 바꿔 말했다.

화순군은 역대 군수 3명이 사법처리된 데다 선거 때마다 ‘부부군수’와 ‘형제군수’ 대결로 지역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이에 대해 홍 당선자는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명성을 쌓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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