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때 영입 추진했던 엄기영에 “배신자” 맹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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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7일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한나라당 강원지사 예비후보로 나선 엄기영 전 MBC 사장에 대해 “영혼을 파는 배신자의 길을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엄 전 사장이 자신의 사장 재임 시절 방영된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흠결이 많은 프로그램이었다”고 언급한 것이 발단이었다.

박 원내대표는 “(MBC 재직이) 위장취업이었다 하더라도 수십 년간 몸담았고 한나라당에 수모를 겪으면서 사장직을 떠났으면 최소한 배알이 있어야지…”라며 “엄 전 사장은 강원도민을 배신할 사람이고 알고 보면 허상뿐인 100m 앞 미남”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정책위의장도 “줏대와 양식이 있는 분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의 비판은 한때 ‘동지’라고 생각했던 엄 전 사장에 대한 배신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검찰 수사 때 국회 당 대표실에 엄 전 사장의 사진을 붙여놓고 “언론 탄압을 막겠다”고 다짐했었다. 지난해 6·2지방선거와 7·28 재·보궐선거 땐 정세균 당시 대표가 엄 전 사장을 만나 각각 강원지사, 태백-영월-평창-정선 민주당 후보를 적극 권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17일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강원도지사 후보에 대한 면접 및 서류심사,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엄 전 사장과 최동규 전 중소기업청장, 최흥집 전 강원도 정무부지사 등 3명을 강원도지사 경선 후보로 최종 의결했다.

한편 정치권에선 경기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 후보 선정은 ‘웨이팅 게임’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여야가 상대의 패를 본 뒤 ‘맞춤형 공천’을 하겠다는 심사를 숨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출마할지만 바라보고 있고, 손 대표는 “당을 위해 내 몸을 바친다는 각오”라는 등 알쏭달쏭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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