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무한책임”… 손학규, 분당乙 나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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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0일 4·27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무한책임론’을 언급해 주목된다.

손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3월 국회가 끝나면 4·27 재·보선 정국이 시작된다. 내 몸 사리지 않고, 제가 필요한 일이라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면서 “당 대표로서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직 당을 위해 제 몸을 바치겠다는 각오”라고도 했다.

당내에선 분당을 보궐선거에 ‘구원 등판’ 차원에서 출마할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발언은 출마 가능성을 일축해온 태도와 확연히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손 대표는 최근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주변에 분당을 출마 문제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가 지난달 말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예상 밖의 ‘깜짝 인물’이 나올 수 있다”고 한 것도 출마 고민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있다.

분당을 후보 구인난이 계속되면서 손 대표에 대한 출마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적절한 후보가 부각되지 않은 상황에서 손 대표가 결정한다면 당으로선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손 대표 측은 “당 대표로서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원론적 의지의 표명이며 전남 순천 무공천과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분당 출마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강원지사, 경남 김해을 선거가 있는 상황에서 자기 선거를 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였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재·보선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강원을 찾아 바닥 다지기에 나섰다. 매주 두 번씩 강원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권 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선거의 여인’이라 불리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당 ‘평창 동계올림픽유치특위’ 고문을 맡아 사실상 강원지사 보궐선거 지원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손 대표로선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 대표는 당 대표가 되기 전 2년을 칩거했던 강원도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 당 ‘평창 동계올림픽유치특위’ 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에 앞서 손 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기습 처리된 정치자금법 개정안과 관련해 쓴소리를 했다. 손 대표는 “잡음이 생긴 것에 유감”이라며 “정치자금법은 소액다수 후원제도를 활성화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할 수 있도록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은 내용도 정당해야 하지만 처리 절차가 정당하고 분명해야 한다”며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한 한나라당의 잘못된 행태를 우리가 답습하거나 함께하는 것처럼 보여선 안 된다. 이것은 입법 과정에서 성찰해야 할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지원 원내대표는 비공개 의총에서 “정자법 개정은 언론에 맞아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일각에선 ‘박지원은 여우’란 막말까지 하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여론이 나쁘면 약간 고개를 숙이다가 3월 국회 끝나면 또 (개정안 처리를) 들이밀겠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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