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조찬기도회 참석한 MB, 이슬람채권법 언급 안했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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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 이루려면 상대존중-겸손-절제 필요”

무릎 꿇고 기도하는 대통령 “한국교회, 국민통합 이루는 가교 되기를”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김윤옥 여사와 함께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무릎을 꿇고 1분간 통성기도를 하자”고 제안했고, 개신교 장로인 이 대통령은 대부분의 다른 참석자와 함께 기도를 했다. 청와대는 “기도를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에 대한 사전 공지는 없었다”며 “대통령만 특별한 행동을 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무릎 꿇고 기도하는 대통령 “한국교회, 국민통합 이루는 가교 되기를”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김윤옥 여사와 함께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무릎을 꿇고 1분간 통성기도를 하자”고 제안했고, 개신교 장로인 이 대통령은 대부분의 다른 참석자와 함께 기도를 했다. 청와대는 “기도를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에 대한 사전 공지는 없었다”며 “대통령만 특별한 행동을 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도회에서 “한국 교회가 사회적 갈등의 매듭을 풀고 국민통합을 이루어내는 가교가 되기를 소망한다”며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겸손하며 자신을 절제하는 자세가 지금 우리 사회가 화합을 이루고 성숙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중동의 정치 불안으로 국제정세가 매우 불안하고 세계경제도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가 다시 한 번 힘을 모으면 당면하고 있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슬람채권법·일명 수쿠크법)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동 석유자금(오일머니) 유치를 위해 이슬람채권에 세제 혜택을 주자는 이 법안에 대해 개신교계 일각에선 강력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는 최근 이슬람채권법을 계속 추진하면 대통령 하야 운동을 벌이겠다고 해 헌법상의 ‘정교분리’ 위배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조 목사는 홍콩에서 1, 2일 열린 순복음 성회 일정 때문에 이날 행사엔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합심기도’ 순서를 인도한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다 같이 이 자리에 무릎을 꿇고 하늘 향한 우리의 죄의 고백을 기뻐하시는, (고백을) 진정으로 원하시는 하나님 앞에 죄인의 심정으로 먼저 1분 동안 통성기도를 하고…”라고 하자 대부분의 참석자가 무릎을 꿇었다.

이 대통령도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의자에서 내려와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 황우여 국회조찬기도회장(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 민주당 조배숙 최고위원 등 단상에 있던 다른 참석자들과 행사장의 앞쪽 테이블에 앉아 있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조배숙 최고위원은 양손을 어깨 위로 들어올리기도 했다.

합심기도 순서는 지난해 국가조찬기도회 때 처음 도입됐으며 무릎을 꿇고 한 것은 처음이다. 과거 대통령 중에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 기도’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청와대는 “합심기도 방식은 인도하는 목사님에게 전적으로 달린 것”이라고 했다. 길자연 회장은 이슬람채권법에 반대한다.

이날 행사에 앞서 이 대통령은 환담장에서 손학규 대표를 만나 “자주 보네요”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개신교 장로인 이 대통령은 취임 이래 연례 국가조찬기도회 행사에 매번 참석했다. 역대 대통령들도 2차례만 빼고는 모두 참석했다고 조찬기도회 관계자들은 전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인 일정 때문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회 탄핵 기간이어서 각각 1차례씩 빠졌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2009년 3월 18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관으로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경제난 극복과 국민화합’을 주제로 열린 대법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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