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06년 대포동2호 발사 때 美 향하면 즉각 요격하려 했다”

  • Array
  • 입력 2011년 2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럼즈펠드 前 美국방 회고록

미국이 2006년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발사된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대포동2호의 발사궤도가 미국을 향할 경우 이를 즉각 미사일로 요격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북한 미사일이 발사 후 42초 만에 떨어져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도널드 럼즈펠드는 8일 발매된 회고록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사진)에서 부시 대통령이 자신에게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요격 명령권한을 위임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독립기념일 오후 휴가를 가다가 길가에 차를 세웠고 수행 중이던 장교가 티머시 키팅 미 북부사령관과 제임스 카트라이트 미 전략사령부 사령관을 통신망으로 연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령관들은 ‘북한이 대포동2호 장거리미사일을 방금 발사했으며 발사궤도가 미국을 향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요격미사일 발사준비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권고했다”며 “미사일 요격을 할 경우 북한의 보복행동을 초래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요격미사일 발사는 중대하고도 예상 밖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너무 늦게 발사하거나 아니면 발사하지 않을 경우 탄도미사일은 미국 도시를 파괴할 것이고 요격이 성공해도 치명적인 잔해들이 광범위한 지역에 퍼지게 된다”고 적었다.

그는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까지 북한이 미사일을 어디를 목표로 해서 언제 발사할지, 또 어떤 종류의 탄두를 장착할지, 어디까지 미사일을 날려 보낼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며 “군과 정보당국은 알래스카와 하와이는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사정권 내에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 탄도미사일은 발사 42초 후 북한 영역에 떨어진 것으로 밝혀져 그날 요격미사일 발사명령을 내릴 필요는 없었다”고 회고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