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멜라트銀 통해 무기대금 250만달러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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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美외교문서 공개

북한이 이란에 판매한 무기 수출 대금 250만 달러(약 28억 원)를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을 이용해 송금 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북한의 무기 거래 자금이 은밀하게 오가는 거점으로 의심을 받아 온 곳으로 지난해 10월 정부의 대(對)이란 제재 방침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외환거래법 위반을 이유로 2개월의 영업정지 징계를 내렸다.

16일 노르웨이 일간 아프텐포스텐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 전문을 인용해 2007년 11월 이란 내 기업 ‘홍콩일렉트로닉스’가 이란 파르시안은행 계좌에서 세 차례에 걸쳐 250만 달러를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송금했다고 전했다. 홍콩일렉트로닉스는 북한이 무기 수출 거래에 이용하는 ‘단천상업은행’의 유령회사라는 의혹을 받는 곳이어서 이 돈이 북한에 지불한 무기 거래 대금일 가능성이 높다.

위키리크스 전문에 따르면 문제의 자금은 모두 유로화로 송금됐으며 이 가운데 150만 달러는 중국과 러시아에 개설된 계좌로 빠져나갔다. 단천상업은행은 북한 무기수출기업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가 이란 미사일 개발업체 샤히드헤마트산업그룹에 탄도미사일을 수출한 것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위키리크스의 폭로와 관련해 한국 금융당국은 사실 여부에 대해 함구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의혹 폭로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폐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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