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靑 ‘정동기 충돌’]자중지란 與… “이렇게 커질줄은…”

강경론 주도 책임 떠넘기기

당혹 홍상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가운데)이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동기 감사원장 내정자의 거취에 대한 청와대의 의견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날 청와대 측은 한나라당이 정 내정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절차와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나라당 지도부가 정동기 감사원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한 데 대해 청와대가 예상외로 강한 유감을 표명하자 한나라당은 당혹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 청와대가 마지못해 당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으로 이번 사태가 일단락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난감해했다.

실제로 당 지도부 내에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자중지란’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일각에서 정 내정자 불가 주장을 강하게 편 특정 최고위원들의 행동을 뒤늦게 문제 삼아 청와대에 해명을 했고 이를 전해 들은 해당 최고위원들이 반발하는 일이 빚어졌다고 한다. 당 지도부에 속한 한 인사는 “청와대에 당의 뜻을 전달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안상수 대표가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연설문만 낭독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당 관계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면 당청 간 ‘정면충돌’에 대해 얘기가 나올 텐데 안 대표는 일단 청와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전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