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北변화’ 전제 대화 여지 남겨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3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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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3일 신년 특별연설은 남북관계측면에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를 촉구하면서도 향후 대화를 하기 위한 '기회의 창'을 열어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핵과 군사적 모험주의를 포기해야 한다. 북한은 말 뿐아니라 행동으로 평화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북한의 진정성을 다시 촉구했다.

이어 "평화의 길은 아직 막히지 않았다. 대화의 문도 아직 닫히지 않았다. 북한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의지와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평도 포격도발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에서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북한 스스로의 변화를 포기하는 듯한 언급을 했지만, 북한의 변화를 다시 촉구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 동포들을 자유와 번영의 장정에 동참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 주민을 통한 북한 변화노력을 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북측이 지난 1일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남북 대결상태 해소와 대화 의지를 강조한 데 대해 다시 '공'을 북측에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6자회담 재개에 대비해 우리 정부의 운신 폭을 넓히려는 고도의 상황인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4일 서울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을 잇따아 순방하는 등 오는 19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남북대화 재개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통일부 업무계획 보고 자리에서 "국방력을 강화하고 강한 안보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북이 대화를 통해 평화를 정착시키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의 특별연설은 대결보다는 대화, 긴장보다는 평화에 무게를 두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측의 진정성을 촉구한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여지를 열어 두면서 향후 펼쳐질 6자회담 국면에서 운신의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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