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에 포격… 주민 대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3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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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 연평도에서 북한이 발사한 포탄 수십 발이 떨어지면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우리 군과 연평도 주민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4분경 포탄 여러 발이 연평도 민가에 떨어져 곳곳에서 불이 났다.

주민들은 면사무소 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섬에 마련된 방공호 등으로 대피했고 우리 군과 경찰 당국은 인명피해를 조사 중이다.

연평도 주민 김모 씨(35)는 "집 안에 있었는데 갑자기 쾅 소리가 나면서 밖에 나와 봤더니 온 동네가 불바다가 됐다"며 "다른 주민들과 함께 방공호에서 대피 중인데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이 모 씨는 "포탄이 떨어진 뒤 안개가 낀 것처럼 사방이 뿌옇고 어둡다"며 "지금도 포 소리가 간간이 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다행히 오전에 출항했던 어선들은 낮 12시를 기해 모두 섬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포 사격 당시 바다에 민간 어선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해경 연평 해경출장소장 김운한 씨는 "산과 마을 전체가 불에 타 연기로 휩싸여 있다. 주민 모두 대피소로 대피하고 있어서 누가 불을 끄고 있는지 파악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군부대 진지에 다른 주민 50여명과 함께 대피해 있는 박철훈 씨(54)는 "어머님이 인천에 나가셔야 하고 짐도 부칠 게 있어서 부두에 나갔는데 여객선이 접안함과 동시에 포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 씨는 "면사무소 직원과 파출소 직원들이 차를 타고 다니면서 대피 방송을 하고 있다"며 "주변에 다친 사람은 없는데 지금도 산불이 계속 번지고 있어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박 씨는 이어 "현재 주민 피해상황이 어떠냐"라며 역으로 취재 기자에게 현지 상황을 물어보기도 했다.

3일전 개인 사무를 보러 인천에 나와 있다는 장웅길 중부리 이장은 "집에 전화를 했더니 가족들이 다 대피해 있다고 한다"며 "주변에 다친 사람은 없다고 하는데 대피소에 있어서 그런지 제대로 연락이 닿지 않는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소연평도에 사는 박재환 씨(55)는 "소연평도는 괜찮다"며 "그래도 혹시 몰라 주민 중 젊은 사람들은 방공호에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고, 나이 드신 사람은 산 넘어 해수욕장으로 대피해 있다"고 전했다.

박 씨는 "지금 포 소리는 그쳤는데 계속 산불이 나고 있다. 연평도 마을은 연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평도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소연평과 대연평도를 합쳐 모두 932가구 1780명이 살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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